[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미국 현지 DAO(탈중앙자울조직)을 상대로 사상 첫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나 피고의 이름도 소재도 특정할 수 없어 재판부에 ‘궐석 재판’을 요구했다고 블록템포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CFTC는 작년 9월 ‘오오키 다오(Ooki DAO)’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으나 피고와 연락할 수 없게 되자 법원의 승인을 얻어 챗봇으로 다오 회원들에게 소환장을 발부하려 했지만 역시 실패했고 결국 법원의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
지난해 9월 말 CFTC는 불법 장외 디지털자산 거래를 제공한 혐의로 디파이(Defi) 프로토콜 bZx의 모회사 비제로엑스(bZeroX)와 두 명의 설립자에게 25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쌍방은 이와 관련 사전 합의도 했다.
그런데 정작 업계의 주목을 끈 건 CFTC가 비제로엑스의 탈중앙화 자율조직인 ‘오오키다오(Ooki DAO)’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이었다. 소송 대상은 오오키(OOKI) 토큰을 통해 이 DAO 거버넌스에 참여한 토큰 보유자들이다.
미국 규제 당국이 다오(DAO)처럼 중앙화된 조직이 없고 통상 익명의 구성원으로 이뤄진 새로운 유형의 조직에 대해 처음으로 법 집행에 나섰기 때문에 이 소송이 어떻게 전개될 지에 상당한 관심이 쏠렸다.
# CFTC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DAO에게 소환장 전달 불가능”
오오키다오의 거버넌스 참여자들이 불법 장외 디지털자산 거래 등에 참여했는 지를 조사하려면 우선 연락이 돼야 하는데 CFTC는 이들에게 연락을 취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자 작년 10월 CFTC가 오오키다오와 그 회원들에게 소환장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챗봇과 온라인 포럼 게시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고 법원은 이를 승인했다.
법원은 CFTC가 작년 12월 20일까지 오오키다오에게 소환장 송달을 완료하라고 결정했다.
당시 CFTC는 법원에 제출한 동의에서 “투표권이 있는 모든 DAO 구성원(거버넌스 토큰 보유자)은 피고가 될 책임이 있다”면서 “익명의 DAO 구성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면 ‘비(非)전통적 방식’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대답없는 소송, 오오키다오 변호 기한 놓쳐 ‘궐석 판결’ 요구
코인텔레그래프의 보도에 따르면, 소환장이 발송된 후 피고인 오오키다오(거버넌스 토큰 보유자)는 지난 1월 10일까지 변호했어야 했지만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CFTC는 11일(현지시간) 다시 법원에 문서를 통해 “오오키다오 사건에 대해 궐석 재판(default judgment)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
법원 문서에서 CFTC는 “오오키다오 사건에서 피고가 소환장의 내용에 따라 답변하거나 변호할 수 있는 최종 기한을 놓쳤으므로 궐석 재판에 들어가달라”고 요청했다. 궐석재판은 피고가 소송에 대응하지 않는 경우 법원이 직접 판단을 내리는 것을 가리킨다.
궐석 재판 절차가 개시되면 오오키다오는 법정에서 자기 변호를 할 수 없고 앞으로 이 소송에 대한 이의도 제기할 수 없게 된다.
# DAO 관련 첫 소송, 그 결과는?
한편 보도에 따르면, 작년 12월 이 사건을 맡은 주심 판사 윌리엄 오릭(William Orrick)은 CFTC에게 오오키다오의 前거래플랫폼(bZx) 설립자인 팀 빈(Tom Bean)과 카일 키스너(Kyle Kistner)에게 소환장을 송달하라고 명령하면서 “CFTC는 가능하다면 최소 식별가능한 토큰 보유자 한 명에게라도 소환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CFTC는 아무에게도 소환장을 발부하지 못했다.
아직 명확한 규제가 없는 상황하에서 CFTC가 다오(DAO)를 기소하자 규제 기관에 대한 거센 비판이 일기도 했다.
CFTC 커미셔너 서머 머싱거(Summer Mersinger)는 “CFTC가 다오 토큰 보유자의 위반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충분한 법적 권한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릭 판사도 작년 12월 20일 법원 제출 문서에서 “주법에 따라 오오키다오를 ‘비법인 단체’로 보고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다오(DAO)가 상품법에 따라 책임을 질 수 있는 단체라는 것을 ‘반드시 증명하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이런 문제는 ‘이후의 소송에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규제기관이 사건은 있는데 피고를 특정하지도 소재도 파악하지 못한 다오(DAO)를 상대로 낸 첫 소송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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