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코픽스 0.05%p 내려…주담대 변동금리도 하락
지난달 주요 은행 예금금리 인하 영향 반영
잔액 기준 3.52%…신잔액 기준 2.92%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코픽스가 약 1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해 말부터 예금금리가 내린 영향이다. 가파르게 치솟았던 대출금리도 고점에 달했다는 관측이 확산하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NH농협은행의 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다음날부터 0.05%포인트 내린다.
17일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우리은행 6.36~7.36%, 농협은행 5.98~7.08%로 조정된다. 국민은행의 신잔액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5.62~7.02%로 소폭 오른다.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변동폭을 반영한 것이다.
이날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지난해 12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29%로 전월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1월 기준 코픽스 이후 약 1년 만에 전월 대비 하락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신규 코픽스는 4.34%로 2010년 공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하락하면서 이날 발표될 12월 신규 코픽스는 전월보다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은행연은 “지난해 12월 초 이후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예금금리 하락분은 이달 중순께 발표될 예정인 코픽스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11일 설명한 바 있다.
잔액 및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보다 올랐다. 같은 시기 잔액 기준 코픽스는 3.52%로 전월 대비 0.33%포인트 상승했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2.92%로 전월보다 0.27%포인트 올랐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달 정기예금과 금융채 금리 등이 하락하면서 신규 코픽스가 하락한 것”이라며 “다만 잔액 및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앞선 고금리 예적금 상품의 영향으로 전월보다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은행이 지난달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잔액 기준·신잔액 기준 코픽스보다 시장금리 변동을 신속하게 반영한다.
시장에서는 이날 코픽스가 내림세로 전환한 것을 비롯해 대출금리의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코픽스에 반영되는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도 종료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채권시장도 안정세다.
주요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지난해 11월 5%대까지 오른 후 내림세로 전환했다. 5대 은행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78~4.10% 수준까지 떨어졌다. 정기예금 잔액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 말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818조4366억원으로 전월보다 8조8620억원 줄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되고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는 향후 동결은 아니면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고 발언했지만 시장은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된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연내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채권 금리도 안정을 찾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해 10월 5%대에서 최근 4%대로 내렸다. 최근 일주일 사이에는 0.394%포인트가 하락했다.
금융당국도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은 가산금리 등 부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며 “특히 은행은 작년 순이자이익 등 어느 정도 여력이 생겼다.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고 13일 말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은행연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 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코픽스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후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 코픽스는 최근 4주간 공시금리 기준으로 4.10~4.30%로 나타났다. 계약만기 3개월물인 단기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jh@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