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3년물, 10년 만 한국은행 기준금리 하회
채권시장,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도 점쳐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섰다. 시장에선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점치고 있다.
1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날 국채시장에서 벤치마크(기준)인 국채 3년물 금리는 연 3.484%에 마감했다. 국채 5년물, 10년물, 20년물, 30년물은 각각 3.446%, 3.444%, 3.43%, 3.42%로 장을 마쳤다.
[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올해 첫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금통위는 사상 첫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2008년 12월 10일(4.0%) 이후 14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
국채 3년물이 기준금리를 하회한 것은 2012년 8월 이후 10년 5개월 만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3일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같은 날 국채 3년물 금리는 3.369%에 마감했다. 2년 물(3.441%), 5년물(3.275%), 10년물(3.301%), 30년물(3.355%) 등의 중장기물도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졌다.
금통위 직후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한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3.5%에서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금리인상의 파급효과와 인플레이션의 둔화 속도 등을 점검한다고 밝히며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갈 것’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금통위는 통방문을 통해 “앞으로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금통위원들의 최종 기준금리(금리 인상 사이클의 정점) 의견도 3.5%와 3.75%로 세 명씩 나뉘었는데,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75%를 제시한 위원들의 의견에 대해 “상황에 따라 3.75%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라며 “반드시 올리자는 뜻보단 배제하지 말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물가 역시 이달과 다음달엔 5% 내외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말엔 3%까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같은 날 “1~2월 지나서는 물가가 5% 이하로 떨어지며 연중 3.6%, 연말엔 3%대 하락 기조로 볼 때 예전에 비해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등의 요소를 동시에 고려하는 정교한 통화정책이 있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역전과 관련된 사례는 2019년을 꼽을 수 있는데 당시 시장도 금리 인하에 베팅하며 국채금리와 기준금리가 역전됐다”며 “현재 시장이 최소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보거나, 4분기엔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까지도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혜영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최종금리가 3.5%라는 쪽에 무게가 실렸고 이에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며 “물가상승률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폭이 확인된다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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