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동녘 기자] 쟁글(Xangle)은 암호화폐 평가, 공시 등을 주업으로 한다. 탈중앙 프로젝트를 특정 회사가 ‘평가’ 한다는 비즈니스 컨셉트는 기존 회사채 평가 모델에서 따온 것이다.
# 평가는 늦기 마련
쟁글 ‘평가’는 자체적인 ‘정량, 정성적 기준’에 따른다. 평가 및 검증 과정이 필요해, 특정 이벤트가 벌어진 후 사후적으로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테라-루나, 위믹스(WEMIX)’ 등 시장 상황이 급변한 프로젝트가 그 사례다.
쟁글은 ‘리서치’도 한다. 이슈 사안을 비교적 신속히 다룬다. 리서치는 연구자가 주목하는 특정 전망이나 분석만으로도 가능하다. 리서치와 평가 사이에는 괴리가 발생한다.
쟁글은 평가와 리서치를 어떻게 구분할까?
“차이니즈월* 제도에 따라 평가팀과 리서치팀은 분리되어 운영한다. 리서치는 연구자 개인 분석이다. 평가는 프로젝트 평가 기준에 따라 진행된다. 리서치와 평가 사이 주목 분야와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 쟁글 대변인
*금융투자업자 이해 상충 문제 방지를 위한 정보 교류 차단 제도
“평가와 리서치 사이 의견이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이는 한 프로젝트나 상황에 대해 해석의 여지가 넓어 발생하는 모습”이란 입장이다.
# 평가와 리서치 무엇이 다른가?
쟁글의 말이 맞다. 같은 데이터를 보고도 분석은 달라질 수 있으며, 매 시기 주목해야 할 데이터가 다를 수도 있다.
회사채 등급 평가, 기업 평가도 상시로 진행되지 않는다. 수많은 감사 과정으로 상시 평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정 기업이나 투자자가 원하는 대상을 직접 분석하기도 어렵다. 평가에 필요한 ‘내부 정보’는 감사 업체가 아니면 공개되지도 않는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다르다.
매 시각 온체인 데이터로 프로젝트 퍼포먼스가 확인되며, 이는 ‘평가 대상의 관여, 감사 과정 오류’가 발생할 수 없는 더욱 본질적인 정보다. 심지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 데이터를 ‘누구나’ 얻을 수 있다.
# 솔라나 평가와 리서치의 괴리
쟁글은 지난해 11월 FTX 사태가 발생하고 ‘사후적으로’ 솔라나에 대한 평가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83점을 71점으로. 아래 그림 하단)
2 개월 후 쟁글 리서치는 ‘솔라나’를 긍정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를 내놨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제목으로 FTX 붕괴 후 솔라나 네트워크의 긍정적 면모를 다룬 보고서다. (아래 그림 상단)
평가와 리서치를 비교해보면 근거로 삼는 데이터가 대동소이하다. 사태 발발 직후냐, 시간이 지난 이후냐 라는 시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리서처 개인의 의견은 포지티브, 쟁글 공식 의견은 네거티브인 괴리 상황이다. 그렇다면 굳이 ‘평가’라는 거창한 이름이 왜 필요한가? 들여다보는 데이터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말이다.
# 쟁글은 권위를 원하나?
암호화폐 시장에 중앙화된 레거시 시장의 평가 기준과 평가 시스템을 적용해야 할 이유는 뭔가? ‘평가’는 평가 주체의 권위에 기반해 존재한다.
지나가는 시민이 토큰 A를 ‘최고의 토큰’으로 평가한다면, 이는 그닥 가치를 가지지 않는다. ‘권위에 근거한 누군가’가 해당 토큰을 ‘AAA’로 ‘평가’ 하면 얘기가 다르다.
쟁글은 그런 권위를 갖고 싶어한다. 탈중앙 이념에 맞지 않지만 어쨌든 권위에 기반하고 싶어한다.
쟁글 리서치는 어떤가? 암호화폐 가치에 대한 믿음과 열정을 가진 ‘개인 연구자’들이 다양한 데이터와 시장 상황을 고려해 ‘개인으로서’ 그들의 분석과 전망을 만들어낸다.
어제 발간된 리서치와 6개월 전(쟁글의 평가 유효 기간) 발간된 평가 중 해당 프로젝트를 더 적시성 있게 볼 수 있는 내용은 뭘까?
쟁글은 “평가는 공식 입장, 리서치는 개인 입장”이라고 말한다. 쟁글의 ‘평가’가 시장에 전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암호화폐 생태계가 쟁글 평가에 갸우뚱하는 이유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와 시장은 ‘쟁글의 평가’를 어떻게 평가할까? 이에 대한 리서치 보고서가 필요해 보인다.
사족. 위믹스 상폐 당시, 쟁글은 평가와 비즈니스에서 전혀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머리는 위믹스에 대해 ‘평가 불가’라며 평가를 중단했지만, 또 다른 머리는 위믹스3.0 노드 참여를 결정했다. 쟁글에는 두 개의 머리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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