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KT·SKT, 대화형 AI 상용화 나서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단순 정보 전달만 해주는 챗봇 서비스에서 나아가, 이제는 인공지능(AI)이 사람과 한국어로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공감하는 시대가 열린다.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도 오는 2024년 7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 축을 담당하기 위해 AI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KT, SK텔레콤 등 국내 주요 IT기업들은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대화형 AI 서비스를 실생활에 도입하고 있다.
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봇 서비스 성공 사례는 우리 기업들이 AI 사업을 추진하는 데 더 고삐를 당기는 계기가 됐다.
◆KT, 초거대 AI ‘믿음’…감성 이해하고 인간과 공감 목표
KT는 초거대 AI 상용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KT가 상용화를 추진 중인 초거대 AI ‘믿음’은 다양한 응용 사례를 쉽게 학습할 수 있는 ‘협업 융합 지능’을 보유하고 있다.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기본 AI 모델을 만들고 응용 분야별로 전문 기업들과 협업해 KT 초거대 AI가 외부의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도록 했다.
아울러 KT는 기업고객(B2B)에게 맞춤형으로 초거대 AI 모델을 만들어주는 전문화 도구인 ‘믿음 렛츠’를 제공하며, 스타트업 및 국내외 협력사들에게 API를 제공하는 오픈 포털 ‘지니랩스’와 산학연 협력체 ‘AI 원팀’을 중심으로 초거대 AI를 위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믿음’은 감성을 이해하고 인간과 공감하는 AI를 목표로 한다. 적은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 의도를 해석할 수 있고, 상황에 맞춰 말투나 목소리를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이전에 나누었던 대화를 기억해 활용하는 등 ‘사람에 더 가까운 대화’를 지향한다. ‘믿음’의 특징을 활용한 서비스로 AI 전문상담, AI 감성케어를 꼽을 수 있다.
AI 전문상담은 AI가 단순 문의 응대에 그치지 않는다. 전문 영역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학습하고, AI 형상화 및 개인화 TTS(Text to Speech) 기술로 전문적인 상담을 제공한다. 최근 KT는 지니TV의 음성대화 기능을 사용해 AI 오은영 박사와 상담할 수 있는 ‘오은영 AI 육아상담 서비스’를 선보였다.
AI 감성케어는 AI가 시니어 고객과 과거 대화를 기억하고, 좋아하는 장소나 취미 등 고객의 상황을 인지해 감성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다. AI가 고객의 건강 등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하면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하고, 상황과 대화를 요약해 보호자나 관련 기관에 전달할 수 있다.
구현모 KT 대표는 “AI는 예상보다 짧은 시간에 모든 산업에 깊숙이 적용돼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디지털 대전환을 이끌며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며, “KT는 초거대 AI, 인프라 혁신, 인재 양성 등 AI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역량을 아낌없이 쏟겠다”고 말했다.
◆SKT, ‘글로벌 AI컴퍼니’ 새 비전 “기술·서비스로 고객 이롭게”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유영상 대표의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AI 컴퍼니’라는 새로운 비전을 밝혔다.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기존의 핵심 사업을 AI로 전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에이닷(A.), 이프랜드(ifland), T우주 등의 AI 기반 서비스들에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를 적용해 AI 서비스와 고객의 관계를 보다 밀접하게 만들고, AI나 디지털 전환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찾아 투자 또는 인수하며, SKT가 보유한 역량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에이닷은 SK텔레콤이 지난해 5월 ‘고객 일상의 디지털 메이트’라는 컨셉으로 오픈베타 버전을 출시한 AI 기반의 캐릭터 서비스다. 국내 최초로 AI 모델 GPT-3가 적용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는 단순한 기술적 차원을 넘어 산업 모든 영역에 걸친 패러다임이 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며 “결국 AI 기술의 발전은 산업과 사회 전 영역에서 혁명적 변화를 확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런 AI 기술을 도입해 산업 측면에서는 다양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국가적으로는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의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 “통신사는 AI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SKT는 AI반도체 사피온을 비롯해 비전 AI기술과 같은 기술 플랫폼, 에이닷 등 AI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에 이르는 AI 기술 역량을 통합적으로 갖추고 있다”며 SK텔레콤이 글로벌 AI컴퍼니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강점을 설명했다.
출고일자 2023. 0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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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하이퍼클로바’-삼성 ‘AI 반도체’ 협력…스타트업 투자
네이버 역시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를 확장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챙기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클로바’ AI 스피커에서 특정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똑똑사전’ 기능을 출시했다.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가 적용돼 질문자의 의도와 맥락을 AI가 더욱 잘 이해하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속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지난해 12월에는 삼성전자와 함께 AI 시스템의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함께 개발하기로 밝혔다. 초거대 AI의 성능 향상은 처리할 데이터와 연산량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로 이어지지만 기존 컴퓨팅 시스템으로는 성능과 효율 향상에 한계가 있어 새로운 AI 전용 반도체 솔루션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초거대 AI 시스템에 최적화한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초거대 AI의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학습이 완료된 초거대 AI 모델에서 불필요한 매개변수를 제거하거나, 매개변수 간 가중치를 단순하게 조정하는 경량화 알고리즘을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에 최적화한다.
이밖에 네이버는 자연어처리 분야 AI 스타트업 ‘튜닙’에 투자하는 등 초거대 AI 기술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튜닙은 다양한 성격과 감정을 반영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는 ‘멀티 페르소나 챗봇’을 선보였다. 초거대 AI, AI 윤리모델 등 고난도 기술을 자체 개발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사용자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고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강아지 캐릭터의 AI 챗봇도 선보였다.
◆카카오, 한국어 특화 AI 모델 ‘KoGPT…시 쓰는 AI ‘시아’ 탄생
카카오는 2017년 2월 AI 연구전문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한국어 초거대 AI 언어모델을 개발해왔다.
카카오브레인은 2021년 11월 ‘GPT-3’ 모델의 한국어 특화 AI 언어 모델 ‘KoGPT’를 공개했다.
‘KoGPT’는 한국어를 사전적, 문맥적으로 이해하고 이용자가 원하는 결과값을 보여준다. 또 ▲주어진 문장의 긍정과 부정 판단 ▲긴 문장 한줄 요약 ▲문장을 추론해 결론 예측 등 언어를 가지고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과제를 수행한다. 특히 맥락에 따라 자동으로 글쓰기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상품 소개글 작성, 감정 분석, 기계 독해, 기계 번역 등 높은 수준의 언어 과제를 해결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하다.
그 결과, ‘KoGPT’를 기반으로 시 쓰는 AI 모델 ‘시아’가 태어났다. 미디어아트 그룹 슬릿스코프와 협업해 탄생한 ‘시아’는 인터넷 백과사전·뉴스 등을 읽으며 한국어를 공부하고, 1만 3000여 편의 시를 읽고서 작법을 배워 시를 쓸 수 있게 됐다.
카카오브레인은 추후 ‘KoGPT’의 영어 및 일본어 모델을 준비해 오픈소스화 할 예정이며 베트남어, 말레이시아어 등 동남아어 버전으로 확장 개발해 더 많은 곳에서 AI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헬스케어 등 AI의 부가가치가 큰 영역으로 초거대 AI 연구 범위를 확대해 나가며 다양한 사업 모델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카카오브레인 관계자는 “자사의 초거대 AI는 데이터, 인프라, 모델 개발, 서비스 출시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기술이다. 이 모두를 포괄하는 기업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라며 “자사는 궁극적으로 AI를 통해 일상의 ‘보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을 일으킴으로써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서비스 개발이 목표”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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