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미 경제지표 호조로 인한 달러 강세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도절 기대가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230원대 아래로 내려섰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30.7원) 보다 0.6원 상승한 1231.3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0.8원 오른 1231.5원에 개장했다. 장중 한 때 1227.9원까지 저점을 낮추며 1230원을 하회했다. 환율이 1230원대 아래로 내려선 것은 장중 저가 기준으로 지난해 4월 18일(1229.5원) 이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 호조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1시 25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9% 상승한 101.93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간 밤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26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지난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2.8%)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다만, 3분기(3.2%) 보다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에도 미 GDP 성장률이 견조한 것으로 해석했다.
기업들의 대규모 감원 소식에도 고용지표는 여전히 호조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대비 6000건 감소한 18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예상치(20만5000건)을 크게 밑돈 수치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양호한 수준을 보이면서 미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되며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미국 12월 내구재 수주는 전월대비 5.6% 증가해 시장 예상치 2.4% 증가를 크게 상회했고, 12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대비 2.3% 증가한 61만6000채를 기록해 전월(60만2000채)를 웃돌았다.
투자자들은 다음주 열리는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폭을 0.25%포인트로 축소할 것임을 기정 사실화 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다음주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7.6%,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2.4%로 반영하고 있다. 한 달 전만해도 0.25%포인트 인상을 65.9%, 0.5%포인트 인상을 34.1%로 내다봤었다.
미 연준은 고공행진 하는 물가를 누르기 위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4차례 연속 단행했고, 지난달 FOMC에서는 0.5%포인트 인상하는 등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한 바 있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상승 마감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5.57포인트(0.61%) 오른 3만3949.4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장보다 44.21포인트(1.10%) 뛴 4060.43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99.06 포인트(1.76%) 상승한 1만1512.41에 장을 마쳤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1.86% 상승한 3.506%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1.49% 오른 4.188% 마감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간 밤 발표된 미국 4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보다 둔화됐지만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면서 경기 연착륙 기대가 확산됐다”며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됐지만, 미국 경기 침체 우려 완화
에 무게를 두며 달러가 반등하는 등 보합권 내에서 등락 흐름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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