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적 효과 본격화 되고 있어”
“현재 금리 수준 상당히 긴축적”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3.5%로 0.25%포인트 인상한 가운데 향후 추가 금리인상과 관련해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위원들은 향후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하거나 금리인상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31일 한은이 공개한 ‘2023년 제1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1월 13일 개최)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금리인상을 중단하거나 속도조절 필요성을 언급했다. 반면 2명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등 금통위원들 간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동결이 필요하다는 소수의견도 2명 나왔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의장인 자신을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이 최종금리 수준이 3.5%가 적정하다는 의견을 냈고, 3명은 3.75%로 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비교해 보면 1명이 추후 금리 인상 속도조절 쪽으로 의견을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통위에서 추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의 금통위원은 “물가 상승률이 빠른 시일 내에 목표수준 가까이 수렴될 것이라는 확신이 설 때까지 긴축기조를 유지하고 필요시에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를 충분한 기간 동안 유지하는 것이 또한 그동안 과도하게 증가해온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을 원활히 하고 우리 경제의 장기적 건전성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을 피하면서 장기적인 금융시스템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이나,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에 비춰보면 지금의 디레버리징과 경기위축의 비용을 감내하는 과정이 향후 안정적 성장기반의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추가 인상 필요성을 분명히 했다.
또 다른 위원도 “향후 통화정책은 높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수렴해가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당분간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흐름이 예상되나, 현재와 같은 높고 지속성 있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성장세 둔화는 감내할 필요가 있다”며 “거시경제의 안정적 성장기반을 되찾기 위해서는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하는 추세가 확인될 때까지 긴축적 정책기조를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에는 금리인상에 찬성했으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출고일자 2023. 0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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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올해 첫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금통위는 사상 첫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2008년 12월 10일(4.0%) 이후 14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
한 금통위원은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점, 국내 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완화된 점, 미국 등 주요국의 긴축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향후 기준금리 운영에 있어서는 물가상승률이 현재의 전망대로 둔화 흐름을 이어간다면 실질금리의 상승에 따른 경기부진, 금융안정 리스크 측면의 부담을 감안해 추가 인상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그동안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차를 두고 물가의 하방 압력으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 실물경제가 하강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의 논거들이 다소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금리 동결 소수 의견을 낸 다른 위원은 “지난 1년 반에 걸친 긴축적 통화정책의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빠르게 안정시키기 위해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현재의 정책금리와 시장금리 수준에서 얻을 수 있는 추가적 편익은 매우 작거나 불확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내외 금리차 확대에 대해서도 “내외금리차가 환율과 자본이동에 미치는 영향은 국가간 성장 격차, 각국의 금융상황, 주요국 대비 달러화 가치의 움직임 등 국가 고유요인과 글로벌 공통요인 및 전망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 정책금리차 확대와 외환부문의 불안정성을 직결시킬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 역시 “그동안의 금리인상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고 있으며, 올해 경기가 당초 예상을 하회하는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현재 금리수준이 상당히 긴축적이라고 평가된다”며 “그동안 긴축기조를 강화해 온 주요 이유였던 물가상승률도 아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완만하게 하락하기 시작했고 그 속도에 불확실성은 있으나 추세적으로 하락하면서 내년 이후 목표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여건이 충분히 긴축적인 영역에 진입해 있는 데다 금년 들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 긴축 여부는 그동안 지속된 긴축정책의 파급효과 정도, 실물경제 흐름, 대외여건 등을 지켜본 후에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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