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한재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하루새 10원 넘게 하락하면서 1220원대 초반에서 턱걸이 마감했다. 장중에는 1210원대로 내려서기도 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물가 둔화’를 언급하면서 시장에서 금리인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해석한 영향이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231.3원)보다 11원 하락한 1220.3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4월 7일(1219.5원) 이후 10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1.3원 내린 1220.0원에 개장했다. 장 시장 후 1216.4원까지 저점을 낮추면서 1220원대 아래로 내려갔다. 장중 저가 기준으로 환율이 122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4월 7일(1216.6원)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비둘기적(통화정책 완화 선호) 이었다는 평가에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국 시간으로 오후 3시50분 전거래일보다 0.94% 하락한 100.98에서 등락 중이다.
투자자들은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주목했다. 연준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미 연준은 31~1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종전 4.25~4.5%에서 4.5~4.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2007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지난해 4차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후 지난해 12월 ‘빅스텝’으로 보폭을 낮췄다. 이후 올해 첫 FOMC에서 인상 속도를 더 줄인 것이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소 완화 됐다”는 평가를 추가하고 향후 정책금리 목표범위 결정과 관련해 ‘인상속도’의 표현을 삭제했다.
파월 의장은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을 경고하며 금리인상 방침을 유지하겠다는 점을 재확인했지만, 처음으로 ‘물가 둔화’를 언급하면서 금리 인상 중단 기대감을 키웠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2% 물가상승률 목표를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며 “적절히 제약적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두어 차례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 초기 단계지만 디스인플레이션(물가둔화) 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도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며 금리인상 중단을 결정할 시점에 임박해 있지 않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3~5월 회의 사이에 입수되는 데이터를 확인할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연준은 차기 회의에서 한 차례 인상을 결정하고 추가 긴축 필요성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베이비스텝에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6.92포인트(0.02%) 올라간 3만4092.96로 폐장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도 전일보다 42.61 포인트(1.05%) 뛰어오른 4199.2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일에 비해 231.77 포인트(2%) 상승한 1만1816.32로 장을 마쳤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2.67%포인트 하락한 3.417%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2.54% 하락한 4.1002%에 마감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은 미국 FOMC의 베이비 스텝이 절대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며 “이에 원화 뿐 아니라 유로화나 엔화 등 기타통화도 달러 약세에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aeby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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