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0원 가까이 오른 1220원대 후반에서 턱걸이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은행(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에도 긴축 사이클 종료 기대에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하락한 영향이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22.3원) 보다 9.1원 상승한 1229.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4.7원 오른 1225.0원에 개장했다. 장 중 한때 1230.2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1230원대에 재진입 했다.
달러화는 유로화, 파운드화 약세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시간으로 오후 3시50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8% 상승한 101.65선에서 거래중이다. 파운드화는 긴축 종료 가능성 시사와 부정적 경기 전망에 하락했다. 유로화도 금리인상에도 불구 하고 향후 속도조절 기대에 하락했다.
간 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영란은행(BOE)은 기준금리를 3.0%로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ECB는 2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로 인상했다. ECB는 “물가상승을 고려해 다음달 회의에서도 0.5%포인트 인상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준이 금리 인상폭을 축소했음에도 ‘빅스텝’을 고수하겠다고 예고한 것이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통화긴축 속도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영국 영란은행도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3.5%에서 4.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향후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도 시사했다.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피크아웃을 확인했고 올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성명문의 ‘추가금리 인상’ 문구에 ‘물가의 지속성이 더 강할 경우’라는 조건문을 붙여 속도조절 기대를 높였다.
유럽중앙은행들이 향후 긴축 사이클 종료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유로화, 파운드화 약세를 보이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간 밤 발표된 고용지표는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미 노동부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3000건 감소한 18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9만5000명을 큰 폭 밑도는 수치로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술 분야 등 분야의 대규모 정리해고 발표에도 노동 시장이 지속적인 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비용 증가세 둔화 등으로 지난해 4분기 미국의 노동 생산성 지표는 예상치를 웃돌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비농업 생산성은 전분기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1.4%) 보다 높은 것으로 시장 전망치(2.5%)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혼조세를 보였다. 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9.02포인트(0.11%) 하락한 34,053.9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0.55포인트(1.47%) 상승한 4179.76으로,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84.50포인트(3.25%) 급등한 1만2200.82로 장을 마쳤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1.0% 하락한 3.402%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과 같은 수준인 4.10%에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은 ECB, BOE 등이 긴축사이클 종료 가능성을 시사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상승 마감했다”며 “금리인하 가능성이 단기적 호재로 작용하고 있으나, 성장 개선에 대한 기대까지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도 위험선호를 위축시켜 달러 상승에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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