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삼성페이와 달리 NFC 기술 사용
기존 MST 방식보다 속도 빠르고 보완 우수
비접촉식 결제방식도 장점으로 작용할 듯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애플페이가 정부의 공식 허가를 받으면서 아이폰 이용자들이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카드가 애플페이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하면서, 타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도입할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등 관련 법령과 그간의 법령해석 등을 고려한 결과, 신용카드사들이 필요한 관련 절차 등을 준수해 애플페이 서비스 도입을 추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간 금융당국은 개인정보의 해외 유출 가능성과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시스템 구축을 위해 NFC(근거리무선통신)단말기를 무상으로 보급하는 것이 여전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금융위는 현대카드가 해당 단말기 도입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과 관련해 “신규 도입되는 단말기의 경우 애플페이뿐 아니라, NFC 기술을 활용하는 타 카드사의 서비스도 할 수 있도록 범용성 부분을 열어놨기 때문에 이는 리베이트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애플과의 협의에 따라 현대카드뿐 아니라 기술적으론 타 카드사들도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의 일종으로, 신용·체크카드를 휴대폰 앱에 저장해 실물카드의 휴대 없이도 결제를 가능하게 한 서비스다. 2014년 출시돼 현재 약 70여국에서 서비스 중인데, 지난해 기준 결제규모 면에서 전 세계 2위의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동안 고가(대당 15~20만원)인 탓에 NFC단말기 도입을 망설였던 신용카드 가맹점들이 이전보다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며, 애플페이는 시장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카드결제 단말기 대부분은 삼성페이가 사용하는 마그네틱보안전송(MTS) 방식을 쓰는데 반해 애플페이는 NFC단말기와만 호환하는데, 현재 국내에서 NFC단말기를 통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 수는 전체의 2%인 약 6~7만개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 금융당국은 현재 연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대해서는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과 동반성장위원회가 공동으로 NFC·QR 단말기를 지원 중인데, 이 중 일부는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여기에 애플페이가 사용하는 근거리무선통신(NFC·Near Field Communication)은 MST보다 전송 속도와 암호화 기술이 뛰어나 보완성이 더 좋은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는 유로페이·마스터·비자 3대 글로벌 신용카드사는 NFC 방식을 채택해 사용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팬데믹 상황이 여전히 끝나지 않은 만큼, ‘비접촉’ 방식 역시 소비자의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NFC는 전자기기 내 칩에 담긴 정보를 결제 단말기가 읽음으로써 접촉 없이도 최대 10㎝ 범위 내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블루투스와 비슷한 기능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데, 블루투스와 달리 페어링(연결) 과정이 필요없다.
이와 달리 삼성페이를 필두로 한 기존 마그네틱보안전송(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은 실물 신용카드 결제 방식의 연장선에 있다. MTS단말기는 기존 신용카드로 마그네틱 결제 시 발생하는 ‘자기장’ 방식을 통해 간편결제를 가능하게 했다. 따라서 기존 MTS단말기가 설치된 가맹점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국내에서 빠르게 도입될 수 있었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의 벤처기업 루프페이가 2015년에 특허를 낸 기술냈다.
다만 수수료 문제는 여전히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을 늦출 수 있는 요소로 남아 있다. 연 단위로 카드사에 결제 수수료를 요구하는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건당 수수료를 카드사에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애플페이와 관련한 수수료 등 비용을 고객 또는 가맹점에 부담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는데, 현재 애플페이는 카드사에 통상 소비자 사용금액의 0.1~0.15%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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