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플랫폼 개발 박차…인수 움직임도
상품성은 ‘글쎄’…”ICO만큼 성장 빠르진 않을 것”
“제도권 금융기관 참여, 해외보단 투자자 접근성 좋을 것”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부동산 실물자산부터 특허·저작권 등 무형자산까지, 다양한 자산을 토큰화한 ‘토큰증권’이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서도 매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토큰증권의 제도권 편입을 앞두고 증권사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차지하기 위해 바쁘게 채비하고 있다. 자체 플랫폼 개발부터 관련 스타트업의 인수 등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증권사들, 토큰증권 플랫폼 개발 박차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토큰증권을 주식처럼 MTS를 통해 거래할 수 있도록 플랫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개정안 통과되는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기 전까에 시장 선점을 위한 작업을 마치기 위해서다.
KB증권은 이미 토큰증권 플랫폼의 개발 작업과 시험을 마치고 상반기 내에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KB증권은 지난해 7월 SK C&C와 디지털 자산 사업 협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키움증권은 올해 투자자들이 MTS ‘영웅문S#’에서 토큰증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신한투자증권도 연내 토큰증권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예 조각투자 플랫폼 인수를 고려하는 증권사도 있다. 대신증권은 부동산 조각투자 1호 플랫폼 카사의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몇년 간에 걸친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이번 카사코리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금융·부동산 자회사와 시너지가 나는 쪽으로 유연하게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통 금융회사와 조각투자 스타트업 간의 시너지가 나면 투자자들은 안정적 거래 환경에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조각투자 업체들이 다양한 혁신 자산의 토큰증권 발행을 담당하고 장외거래중개업자 인가를 받는 증권사들이 유통을 담당하면서 협업 공생관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 같은 시너지를 노리는 인수합병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토큰증권 상품성 성공할까
다만 토큰증권의 대중화 성공 여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또 아직은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기엔 이른감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2020년 공모주 열풍으로 한때 일반투자자들 사이에서 장외 비상장주식 시장이 떠오르기도 했으나, 기업공개(IPO) 시장이 가라앉고 매매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투자자 관심이 멀어진 바 있다.
당시 비상장주식들이 반짝 인기를 모았던 이유는 IPO를 앞둔 일부 주식들의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면서다. 즉 변동성의 매력 때문이었다.
코인 투자 열풍 역시 실물 가치에 기반하지 않은 디지털 화폐가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인 것에 기인했다. 반면 토큰증권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거래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실제 자산 가치에 연동돼 밸류에이션 판단이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발행한도 등 규제에 따라 시장 활성화 여부가 갈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존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을 통한 투자금액 한도는 연간 2000만원이었는데, 업계에서는 한도가 더 확대돼야 시장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심수빈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과 비교했을 때 미국의 토큰증권 시장의 성장이 기대만큼 빠르진 않다”며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암호화폐공개(ICO)와 달리 토큰증권은 법을 준수해야 하는 만큼 가상자산과 비교했을 때 제한된 투자상품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이 공개된 이후 시장이 성장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국내는 제도권 하의 금융기관과 함께 시장이 구성될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토큰증권에 대한 접근성은 더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에서 토큰증권 관련 사업을 진행 중인 업계 관계자 역시 “제도화 자체가 시장 확대의 대단한 모멘텀이 되기보단 투자자 친화적이고 안정적인 거래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는 관심 이슈에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팬덤문화가 있기 때문에 미술품이나 저작권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천천히 늘어갈 것으로 본다”고 관측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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