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한 달 만에 1260원대로 상승 마감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55.3원) 보다 4.8원 오른 1260.1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마감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26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1월 6일(1268.6원) 이후 한 달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4거래일 동안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39.8원 뛰어 오르는 등 원화 가치가 크게 내려갔다.
이날 전거래일 보다 0.8원 하락한 1254.5원에 개장한 후 하락폭을 확대하며 1251.5원까지 내려갔다. 이후 오전 10시49분게 부터 다시 상승 전환하면서 1262.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달러화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한국 시간으로 전 거래일보다 0.12% 하락한 103.17선에서 등락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것은 간 밤 있었던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을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재해석한 영향이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 “고용지표가 이렇게 강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며 “강노동시장 지표가 강세를 보이거나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경우 우리는 더 많은 조치를 취하고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미 경제의 25%를 차지하는 재화 부문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둔화)이 시작됐다”면서도 “지금의 디스인플레이션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고 서비스 부문 가격 상승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시장 참여자들은 물가 둔화 언급이 이어지자, 비둘기적으로 해석했으나 금리 인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에 매파적으로 재해석했다.
연준 인사들의 매파 발언도 이어졌다. 연준 내 매파 위원인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라파엘 보스틱 미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지난 1월 고용지표가 강세를 보이면서 연준이 금리를 예상보다 더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이 사라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3월에 이어 5월에도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70.9%로 반영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3월 금리를 올린 후 중단할 가능성을 54.8%로 더 높게 봤으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연준이 3, 5월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면 연준 정책금리는 5.0~5.25%가 된다.
시장의 관심은 다시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CPI) 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CPI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지난해 12월 CPI가 5개월 연속 하락했는데 1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갈 경우 원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상 마감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65.67포인트(0.78%) 상승한 3만4156.69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2.92포인트(1.29%) 오른 4164로, 나스닥지수는 226.34포인트(1.9%) 상승한 1만2113.79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98% 상승한 3.679%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18% 하락한 4.466%에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대한 재해석이 이뤄지면서 상승 마감했다”며 “파월 의장 연설의 대부분은 데이터 확인 후 신중한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매파적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속보는 블록미디어 텔레그램으로(클릭)
전문 기자가 요약 정리한 핫뉴스, 블록미디어 카카오 뷰(클릭)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