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간부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연속 상승하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4 분 현재 전 거래일(1260.1원) 보다 2.4원 오른 1262.5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1.4원 상승한 1261.5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 후 1262.8원까지 고점을 높이고 있다. 환율은 지난 3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달러화는 소폭 상승했다. 8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4% 상승한 103.335에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간 밤 있었던 연준 간부들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주목했다.
이날 존 윌리엄스 미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등이 잇따라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연준 내 ‘3인자’ 인사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8일(현지시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높은 인플레이션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향후 몇 년간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같은날 아칸소주에서 열린 농업 관련 컨퍼런스에서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강력한 노동시장은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유지할 수 있는 소비 지출을 부채질 할 수 있다”며 “시장 예상했던 것 보다 금리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 매파 성향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보스턴 이코노믹클럽에서 “지금까지 했던 금리 인상이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많지 않다”며 “1월 고용이 너무 뜨겁기 때문에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미 연준의 조기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이 사라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3월에 이어 5월에도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70.9%로 반영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3월 금리를 올린 후 중단할 가능성을 54.8%로 더 높게 봤으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연준이 3, 5월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면 연준 정책금리는 5.0~5.25%가 된다.
전날 있었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대한 재해석이 이뤄지면서 매파적 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행사에서 “미 경제의 25%를 차지하는 재화 부문에서 디스인플레이션(물가 둔화)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또 “노동시장 지표가 강세를 보이거나 인플레이션이 더 높아질 경우 우리는 더 많은 조치를 취하고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다시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CPI) 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CPI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지난해 12월 CPI가 5개월 연속 하락했는데 1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갈 경우 원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07.68포인트(0.61%) 하락한 3만3949.0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46.14포인트(1.11%) 내린 4117.86에, 나스닥 지수 203.27포인트(1.68%) 떨어진 1만1910.52에 장을 닫았다.
연준 의원들의 매파 발언에도 채권금리는 하락하는 등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2.07% 하락한 3.603%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74% 하락한 4.433%에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연은 총재들의 매파 랠리에도 인플레이션 하락과 연착륙 기대를 높인 시장의 대응
영향에 약보합 흐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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