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여전히 강한 고용지표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지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60원대 중반으로 뛰어 올랐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60.4원) 보다 4.8원 오른 126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4.1원 상승한 1264.5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 후 1266.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환율은 지난 3일부터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소폭 하락 마감했던 달러화는 다시 상승 전환했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1시30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0% 상승한 103.32선에서 등락중다.
엔화 가치는 미 국채 금리 상승에 하락했고, 위안화도 미중 갈등 확대 우려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영공을 침범했다 격추된 중국 정찰 풍선을 둘러싼 주요2개국(G2) 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위안화를 필두로 아시아 통화에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미 국무부는 중국 정찰풍선이 정보수집 기능을 탑재했으며 전세계 40개국에 보냈다고 주장하면서 강력한 대응 방침을 밝혔다.
투자자들은 간 밤 발표된 고용지표에 주목했다.
8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1만3000건 늘어난 19만6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월 말 이후 이어진 감소세가 멈춘 것으로 시장 전망치(19만건)를 넘어섰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청구건수는 168만8000건으로 전주 보다 3만8000건 늘었다.
지난주 고용지표에 이어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도 여전히 낮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노동시장이 견조하다는 것은 금리 인상에도 경제가 버틸만 하다는 것으로 연준의 긴축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의 긴축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이어져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연준 내 인사의 매파 발언도 이어졌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웹사이트에 게시한 팟캐스트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난 3개월 동안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다”며 “인플레가 억제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 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독일의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이 전년대비 8.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9.4%를 밑돈 수치로 5개월래 가장 낮았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통과 했다는 시각이 확산됐다.
시장은 미 연준이 3월에 이어 5월에도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3월에 이어 5월에도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71.0%로 반영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3월 금리를 올린 후 중단할 가능성을 58.9%로 더 높게 봤으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 연준이 3, 5월 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면 연준 정책금리는 5.0~5.25%가 된다.
시장의 관심은 다시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CPI) 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CPI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지난해 12월 CPI가 5개월 연속 하락했는데 1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갈 경우 원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249.13포인트(0.73%) 하락한 3만3699.8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6.36포인트(0.88%) 내린 4081.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20.94포인트(1.02%) 떨어진 1만1789.58에 장을 닫았다.
연준 긴축 우려가 재점화 되면서 채권 금리는 상승 마감했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33% 상승한 3.664%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1.24% 상승한 4.484%에 마감했다. 2년물 금리가 큰 폭 오르면서 10년물 금리와의 역전폭은 한 때 87bp(1bp=0.01%포인트) 가량 벌어지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키웠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연준 긴축 우려 지속에 따른 글로벌 리스크 오프, 위안화 약세 영향에 1260원대 중반에서 마감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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