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2원 가량 급등하면서 한 달 만에 1270원대로 올라섰다.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65.2원) 보다 12.1원 오른 127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27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4일(1271.7원) 이후 한 달 여 만이다. 지난해 12월 23일(1280.8원) 이후 2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2.7원 상승한 1267.9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 후 1278.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1280원대 재진입을 시도했다. 환율은 지난 3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달러화는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 반등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1시 37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4% 상한 103.67선에서 등락중이다.
우에다 가즈오 전 일본은행 심의위원이 일본은행 총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완화 정책을 변경할 것이란 기대에 상승했던 엔화 가치는 다시 반등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129엔대까지 상승했던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한국시간으로 오후 3시 50분 현재 132.23엔 선에서 등락중이다.
이번주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게 나오면서 긴축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시간대는 10일(현지시간) 2월 미국의 소비자심리지수가 66.4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64.9) 보다 상승한 것이다. 전문가 예상치 65.1보다도 높은 결과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4.2%로 전월(3.9%) 보다 높게 나왔다. 기대인플레가 높게 나오자 연준의 긴축 행보가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조성되면서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시장은 미 연준이 3월에 이어 5월에도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3월에 이어 5월에도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73.7%로 반영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국 1월 소비자물가(CPI) 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CPI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지난해 12월 CPI가 5개월 연속 하락했는데 1월에도 감소세를 이어갈 경우 원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169.39포인트(0.5%) 상승한 3만3869.2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96포인트(0.22%) 오른 4090.4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1.46포인트(0.61%) 떨어진 1만1718.12에 장을 닫았다.
연준 긴축 우려가 재점화 되면서 채권 금리는 상승 마감했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2.18% 상승한 3.743%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92% 상승한 4.525%에 마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강달러 기조 연장과 위안화 약세, 증시 외국인 자금 순매도 우위 등 대내외 악재를 반영해 1270원대로 올라섰다”며 “미국 1월 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 부담이 커지면서 미국 국채금리와 달러화 동반 상승했고, 여기에 위안화 약세까지 더해지면서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 약세 부담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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