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예상보다 높게 나온 미국 물가에 긴축 우려가 재점화 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다시 1270원대 초반으로 올라섰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8분 현재 전 거래일(1269.4원) 보다 5.3원 오른 1274.7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3.6원 상승한 1273.0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 후 1275.1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환율은 1거래일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달러화는 긴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가 지표를 놓고 해석이 엇갈리면서 약보합세를 보였다. 14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9% 하락한 103.155에 마감했다.
엔화는 일본은행(BOJ) 총리 관련 우려가 여전히 지속되면서 약세를 연장했고, 위안화 역시 미 긴축 우려와 생각보다 강하지 않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 등에 약세 흐름을 연장했다.
간 밤 발표된 미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장기화 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14일(현지시간)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6.4%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6.5%) 보다는 둔화된 수치지만 시장 예상치(6.2%)를 상회한 수치다. 전월 대비로는 0.5%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5.6% 상승했다. 지난해 12월(5.7%) 보다 낮아졌지만 시장 예상치(5.5%) 보다 높았다. 전월대비 상승폭은 0.4%로 나타나 예상치에 부합했다.
전월대비 CPI 상승률이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예상보다 더 긴 시간 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낮아지고 있다. 다만, 전년동월대비로는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최악은 면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물가 지표 발표 이후 미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며 긴축 지속 가능성을 시사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연준이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0.25%포인트씩 인상해 5%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천천히 내려오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지속될 경우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156.66포인트(0.46%) 하락한 3만4089.2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6포인트(0.03%) 내린 4136.13로, 반면 나스닥지수는 68.36포인트(0.57%) 상승한 1만1960.15로 장을 마감했다.
긴축 우려가 재점화 되면서 미 국채 금리는 전구간 급등했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34% 상승한 3.753%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2.21% 상승한 4.621%에 마감했다.
김승혁 NH선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려졌다는 해석에 긴축 우려가 장기화 되면서 1270원대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며 “헤드라인 CPI 뿐 아니라 전월대비 상승폭이 재차 0.5%를 기록했다는 점, 에너지 및 주거비가 높게 나온 점에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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