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라폼랩스와 권도형을 증권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블록미디어는 18일 SEC 기소장을 입수했다.
SEC 기소장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UST는 처음부터 사기였다. 2021년 5월에 발생했던 UST의 1 달러 디페깅도 알고리즘에 의해 자동적으로 회복된 것이 아니라 ‘제 3자의 강력한 조력’에 의존한 것이었다.
당시 권도형은 “디페깅을 극복한 것이 테라 블록체인과 UST 알고리즘의 승리”라고 선전했으나, SEC는 이것 자체가 거짓말이라고 적시했다.
최초 디페깅 사태로부터 1년 후 2022년 5월에 UST가 다시 무너졌다. 이 때는 제3의 조력자도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 일부 외신들은 ‘제3의 조력자’로 점프 트래이딩을 지목했다.
다음은 SEC 기소장 주요 대목을 요약한 것이다.
# 권도형의 혐의…증권법 위반 및 사기
테라폼랩스와 권도형은 2018년 4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최소 400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미등록증권 판매 및 사기를 저질렀다.
루나(Luna), 테라USD(UST), 앵커 프로토콜, 미러 프로토콜 등은 모두 암호 자산 증권(crypto asset securities)으로 증권법을 위반해 미국 개인 투자자와 기관 투자자들에게 판매됐다.
권도형은 “수익을 주는 블록체인 프로토콜을 만들었다”고 마케팅했다. 앵커 프로토콜에 예치하면 연 19~20% 이자를 준다고 선전했다.
권도형은 ‘잘본된 정보 제공’으로 투자자들을 호도했다. 권도형은 “한국의 모바일 결제 앱 차이(Chai)에 테라 블록체인이 적용된다“며 “테라가 실제 생활에 사용될 것이고, 이는 루나의 가치 상승에 기여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했다.
그러나 차이는 테라폼이 만든 블록체인을 채택하지 않았다.
# UST 붕괴 막아준 제3의 기관있다
UST는 2021년 5월 19일부터 1 달러 가치를 상실하기 시작했다. 5월 23일에는 그 가치가 0.90 달러까지 떨어졌다.
다급해진 권도형은 미국 내의 ‘트래이딩 회사(펌)’와 이 문제를 비밀리에 상의하기 시작했다. (더블록은 이 회사가 점프 트래이딩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편집자 주)
트래이딩 펌은 권도형과 협의 후 대량의 UST를 매수키로 했다. 이 펌과 권도형의 인연은 2019년 11월로 거슬러올라간다. 루나의 미국내 배포, 유동성 공급, 마켓 메이킹 계약을 차례로 체결했다.
5월 23일 아침 디페깅이 회복되지 않자, 권도형은 트래이딩 펌과 여러차례 켜뮤니케이션을 했다. 당일 드래이팅 펌은 대량으로 UST를 매수했고, 27일까지 총 6200만 달러 어치의 UST를 순매수했다. 이 때 미국 내의 암호화폐 거래소 2 곳 이상이 동원됐다.
# 조력의 댓가…루나 헐값에 인수
트래이딩 펌은 이 같은 협조의 댓가로 루나를 헐값에 매수할 수 있는 협약을 맺었다. 권도형은 기존 계약을 수정해서 조건 없이 6100만 개 이상의 남아 있던 루나 중 상당량을 트래이딩 펌에 제공키로 했다.
트래이딩 펌은 2025년 9월 1일까지 루나를 개당 0.4 달러에 받기로 했다. 당시 루나 시가는 90 달러였다. 권도형은2021년 7월 21일 이 같은 계약에 직접 사인했다.
트래이딩 펌은 UST 페깅을 도와주고, 헐값에 루나를 받음에 따라 12억8000만 달러의 이익을 봤다.
# 권도형의 거짓 선전
권도형은 UST가 1 달러로 다시 돌아오자 “1달러 페그 회복은 탈중앙화와 자동 알고리즘의 승리”라고 반복적으로 선전했다.
UST가 디페깅에서 회복된 것이 실제로는 제 3자의 대규모 매수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미국 내 어떤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도 이같은 개입 사실을 몰랐다.
최초 디페깅 사태로부터 1년 뒤인 2022년 5월, UST는 다시 디페깅 위기에 몰렸다. 이 때는 제 3자의 구제가 없었다. UST와 루나 가치는 순식간에 제로가 됐다.
2022년 5월 붕괴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하나 이상의 또 다른 트래이딩 펌이 5월 7일을 기점으로 UST를 집중 매각하기 시작했고, 페깅을 지켜내지 못했다.
# 권도형, 비트코인 1만 개 빼돌려
권도형은 1만 개 비트코인을 테라폼과 루나 파운데이션 가드(LFG)로부터 인출해 콜드월렛으로 이동시켰다.
해당 비트코인은 2022년 5월 이후 정기적으로 스위스 소재 금융기관의 지갑으로 이동되었고, 현금화되었다. 권도형은 2022년 6월부터 SEC 기소 시점까지 1억 달러를 현금화했다.
2022년 1월 세워진 LFG는 다른 직원 없이 권도형이 직접 관리해다. UST 방어용 준비금의 성격으로 LFG는 5000만 루나를 선물로 받기도 했다. 테라폼이 LFG에 직접 루나를 전송했다. 당시 가치로 수 십 억 달러에 해당했다.
# 권도형의 사기 행각
권도형은 UST 디페깅의 진실을 숨겼으며 트위터, 블로그, 유튜브, 텔레그램 등을 통해 루나 코인을 팔기 위한 마케팅을 전개했다. 워싱턴 DC 소재 야구팀과 파트너십을 맺고, 구장 홈플레이트 뒤 좌석에 테라 로고를 노출시키기도 했다.
권도형은 2019년 11월부터 미국 내 트레이딩 펌과 계약을 맺고 루나를 미국 시장에 배포할 준비를 시작했다.
테라폼은 미국 내 자회사에 루나를 넘겼고, 이 자회사는 트래이딩 펌에 루나를 보냈다. 트래이딩 펌은 루나를 시장에 매각함으로써 미국 내 일반 투자자들이 루나를 매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루나 코인 매각은 “유동성 개선을 명분으로” 진행됐다.
# 권도형의 망상
권도형은 탈중앙화,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이라는 환상을 팔았다. 테라폼 내부 직원 간 대화를 보자.
“테라에서 일하면서 나는 음모이론을 더욱 믿게 됐어. 앵커와 미러를 띄우기 위한 여러가지 하얀 거짓말들. 탈중앙화에 대한 환상, 차이 채택을 진실이라고 믿게 되는 그런 거짓말들 말이야.
의자에 앉아 위스키를 홀짝거리며 마시는 단 한 명(권도형)으로부터 이 모든 것들이 나오다니…”
권도형은 테라 블록체인이 차이에 장착될 것이라는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다. 차이 결제에 사용될 KRT(원화에 연동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차이는 테라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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