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이번 주 미 물가 지표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사록 공개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9.5) 보다 5.0원 내린 129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1.5원 하락한 1298.0원에 개장한 후 장 초반 1299.3원까지 오르면서 1300원 진입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후 들어서는 다시 1293.1원까지 저점을 낮추다가 장 마감을 앞두고 하락폭을 일부 반납하며 1290원 중반대에서 마감했다. 환율은 지난 15일 상승한 이후 4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원달러 환율이 전날 장중 1300원을 넘어서면서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경계감이 커진 점이 원화 강세로 작용했다.
20일 뉴욕증시가 ‘대통령의 날’을 맞아 휴장할 예정인 가운데 달러화는 장중 소폭 상승 전환했다. 미 동부시간으로 20일 오전 1시 18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3% 상승한 103.81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장중 중국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1년 만기 LPR을 3.65%로 동결하기로 했다. 모기지 금리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도 4.3%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인하한 이후 6개 연속 동결한 것이다. 이로 인해 달러-위안 환율은 0.12% 하락한 6.85선에서 움직이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물가, 소비 관련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차 부각된 가운데 미 연준의 긴축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6일(현지시간) 연설에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기대하는 것과는 달리 0.5%포인트 금리인상을 위한 강한 경제적 사례를 봤다”며 향후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이전 회의에서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며 “다음 회의에서도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 인사들의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둔 발언이 이어지면서 긴장감이 누그러졌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0.25%포인트 금리 인상이 경제 지표에 대응할 유연성을 준다”며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도 “연준 목표치인 2%까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었다”며 “훨씬 더 많은 진전을 볼 때까지 연방기금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 연준이 다음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84.9%로, 0.5%포인트 인상을 15.1%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9.2%로 봤으나 크게 높아진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골드만삭스 등은 이번 3월과 5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른 올해 최종금리는 5.25~5.5%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 연준이 내 놓은 올해 기준금리 중간값 5.0~5.25%보다 높은 수준이다.
높은 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 될 것이란 우려에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심도 순매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환율 상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되는 2월 FOMC 의사록과 연준이 선호하는 지표인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등에 주시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1월 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5% 상승,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뉴욕 증시 주요지수는 혼조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보다 0.39%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28%, 0.58% 하락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강달러 충격 진정, 당국 구두개입으로 인한 롱심리 진정에 하락 마감했다”며 “2월초 고용지표 서프라이즈에서 시작된 외환시장 강달러 패닉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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