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오전 하락 출발했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폭을 대부분 되돌리며 약보합권에서 마감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23.0) 보다 0.4원 내린 1322.6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한 것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북아일랜드 관련 새로운 브렉시트 협약에 합의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며 전거래일 보다 5.0원 하락한 1318.0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 1314.6원까지 저점을 낮췄으나 오후 들어 낙폭을 모두 반납하고, 전날 종가 부근에서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한 때 1326.6원까지 오르면서,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30일(1329.5원)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전날 하락 마감했던 달러화는 이날 장중 다시 반등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 동부시간 오전 1시30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13% 상승한 104.75선에서 등락중이다.
환율이 최근 1300원을 다시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하자, 외환 당국은 외환수급 동향을 점검하고 향후 외환 수급상 쏠림이 나타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해나가기로 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오전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외환건전성협의회에서 “미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제 경제·정치 상황의 변화가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내 외환·금융시장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외화자금 유출입 모니터링 등에 긴밀히 공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 등 실개입 경계감에도 불구하고 미 긴축 우려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은 전날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간 밤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다소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미 상부는 27일(현지시간) 1월 내구재 수주가 전월보다 4.5% 감소한 2723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4.0% 감소)를 밑돌고, 전월 5.6% 증가 보다 더 부진한 모습이다.
반면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1월 잠정주택 판매지수는 전월대비 8.1% 급등한 82.5를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1.0%)과 전달 증가율(2.5%)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전년동월대비로는 24% 가까이 급락했다.
최근 발표된 물가, 소비, 노동 등 경제지표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미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를 지속하고 있다.
미 연준의 최종금리가 기존 시장 전망치인 5.25~5.5%를 넘어 6%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울프 리서치는 분석노트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6%까지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짐 리드 도이치방크 전략가는 “미국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인플레이션 고착화를 암시하고 있다”며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다만, 필립 제퍼슨 미 연준 이사가 하버드대 강연에서 “서비스 물가지수가 아직 높지만 주거비 등이 향후 안정화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긴축 우려를 줄였다.
다음 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전날보다 줄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76.7%로, 0.5%포인트 인상을 23.3% 반영하고 있다. 미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던 전날에는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27.0%로 봤으나 다소 줄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72.17포인트(0.22%) 상승한 3만2889.09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전날보다 12.20포인트(0.31%) 상승한 3982.24로,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에 비해 72.04포인트(0.63)% 오른 1만1466.98로 폐장했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34% 하락한 3.92%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35% 하락한 4.790%에 마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미 연준 통화정책을 둘러싼 강달러가 지속되고 있고 중국 성장 회복 전망에도 국내수출 부진이 장기화 될 우려가 커지고 있어 당분간 원화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원화가 대외 불확실성에 민감한 만큼 원·달러 환율이 135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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