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지난 수 년간 NFT 시장에서 오픈씨(OpenSea)가 거의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져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블러(Blur)의 놀라운 성장은 깊은 인상은 준다. 뱅크리스(Bankless)는 2월 28일 <It’s Open Season on OpenSea>라는 리포트를 통해 격화되고 있는 NFT 시장을 분석했다. 블록템포가 요약한 내용을 정리했다.
# NFT 시장 전쟁
무수한 신생 도전자들이 있었지만 오픈씨(OpenSea)는 다른 경쟁자를 압도할 만한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됐다.
하지만 수수료 제로를 앞세운 NFT 플랫폼 블러(Blur)가 지난달 에어드롭을 시작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블러는 최근 2주 동안 거래량에서 오픈씨를 앞질렀다.
블러의 거래량 대부분은 블러의 보상 시스템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규제기관이 NFT를 증권으로 규정할 경우 블러는 더 큰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
블러는 2022년 10월 애그리게이터로 NFT 시장에 진입했다. 비교적 늦게 진입한 셈인데 어떻게 일약 선두까지 치고 올라올 수 있었을까? 이는 틈새 고객을 위한 가격 책정 전략과 잘 설계된 유동성 채굴 프로그램 덕분으로 분석된다.
블러가 치고 나오자 오픈씨는 기본 수익 창출 메커니즘을 조정했고 NFT 시장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수익 중 하나인 창작자 로열티를 놓고 전쟁이 촉발됐다.
# 크리에이터 로열티 전쟁
블러는 오픈씨가 지배하는 공간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방법 중 하나가 NFT 시장에서 가격에 가장 민감한 사용자들을 붙잡는 것임을 알게 된 것 같다. 마찰이 없는 선택적 로열티, 제로 거래 수수료 시장을 제공함으로써 소수의 투기적 NFT 거래자를 우선 대상으로 가져갔다.
물론 블러가 이런 가격 전략을 채택한 최초의 회사는 아니다. 앞서 수도스왑(Sudoswap)과 매직 에덴(Magic Eden)도 일정한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블로는 로열티 제로 경쟁을 가속화했다.
로열티는 점점 더 민감한 이슈가 되었다. NFT 창작자는 NFT가 거래될 때마다 얼마의 로열티를 받아야 할까?
대부분의 NFT 로열티는 일종의 사회적 합의에 불과하다. NFT 창작자는 자신의 디지털 아트를 지키기 위한 한계 비용을 내지 않는다. 그러나 시장의 많은 크리에이터는 영구 로열티를 초기 비용을 상쇄하는 방법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방식은 NFT 수집가의 보상과도 일치한다.
NFT 로열티에 대한 시장 표준은 1/1 NFT 아트 붐에서 비롯됐다. 당시 디젠(Degen) 거래는 비교적 드물었고 수집가들은 오픈씨를 비롯한 제3시장에서 시행하는 창작자의 로열티 비율을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다.
# 투자자들, 로열티에 불만
그러나 2021년 NFT 강세장의 투기 열풍 속에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10,000개의 NFT 수집품을 거래한다고 하면 로열티 비용이 적지 않다. 그러나 로열티 개념은 여전히 존재하고 중앙화된 시장에서는 계속 적용되고 있다. 로열티는 NFT 프로젝트의 가장 큰 수입원이지만 NFT 투자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작년 암호화폐 겨울이 들어서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들자 수도스왑(Sudoswap)과 매직 에덴(Magic Eden) 등의 신흥 NFT 플랫폼은 제로 로열티 정책을 테스트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최근 몇 달 사이 블러의 급부상으로 NFT 로열티 시장 표준 폐지 논의도 가속화되고 있다. (‘유효 로열티 비율’은 전체 시장에서 얻는 총 로열티(ETH 및 WETH)에서 전체 시장의 총 거래량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오픈씨의 초기 포지셔닝은 창작자 편에 서서 시장 지배력을 활용해 거래자가 오픈씨에만 NFT를 출시하도록 유도했다.
오픈씨는 작년 11월 8일 크리에이터 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크리에이터가 오픈씨 또는 블러 어디에서 로열티를 받을지 선택하도록 했다. 오픈씨는 창작자가 로열티가 없는 플랫폼(Looksrare, X2Y2, Sudoswap 포함)이 스마트 계약 코드 내에서 NFT를 거래하는 것을 자발적으로 차단하지 않으면 자사의 창작자 로열티를 제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 오픈씨 vs 블러…수수료 전쟁
이 전략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다. 수백 개의 NFT 프로젝트가 오픈씨의 로열티 정책을 수용하고 영구 로열티를 통해 백지 수표를 받을 수 있는 시대로 돌아가고자 했다.
이렇게 되자 이전에 선택적 로열티 제도가 있었던 매니폴드(Manifold), 사운드(Sound), 조라(Zora) 등의 소규모 NFT 마켓플레이스는 크리에이터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정책을 업데이트했다. 블러와 달리 소규모 업체들은 오픈씨와 경쟁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블러는 로열티를 별도 지불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음으로써 NFT 제작자를 유인하기 위한 그들만의 정책을 제시했다.
동시에 블러는 오픈씨의 봉쇄를 피할 방법도 찾았다. 오픈씨의 씨포트(Seaport) 프로토콜을 영리하게 활용해 여기에 자신의 시장을 구축한 것이다. 씨포트는 누구나 시장을 구축할 수 있는 오픈씨의 무허가 탈중앙화 분산 프로토콜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러는 “우리를 막으려면 자체 씨포트 프로토콜부터 차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NFT 시장은 독점 체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사용자 관점에서 보면 ‘제한된’ NFT는 블러에서 다시 한번 거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작자의 관점에서 보면 그들은 더 이상 선택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오픈씨와 블러로부터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자 오픈씨는 창작자 지원 로열티 정책을 철회하고 일시적으로 시장 거래 수수료를 ‘제로(0)’로 낮추겠다는 전례 없는 발표를 내놨다.
# 유동성 채굴에 대한 올바른 접근 방식
블러(Blur)가 취한 시장 전략의 두 번째 단계는 에어드롭에서 유동성을 채굴하는 것이다.
그러나 블러의 유동성 채굴 전략이 좀 다른 점은 에어드랍 게임과 실제 가치 창출에 따른 인센티브 방식을 결합했다는 것이다.
블러의 에어드랍은 ‘로열티 포인트’ 시스템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시장에서 입찰한 횟수에 따라 포인트로 보상한다.
사용자의 입찰가가 높을수록 해당 입찰가가 NFT 시리즈의 가격 하한선에 가까워지고 사용자가 얻는 로열티 포인트 역시 많아지므로 최종 에어드랍 수량도 많이진다.
이는 고래들이 실질적인 위험을 감수하고 수 백만 달러의 입찰을 하도록 장려함으로써 블러 플랫폼에서 유동성을 창출한다. 긍정적인 외부 효과가 블러의 시장에 영향을 미쳐 블러를 NFT 거래의 최종 목적지로 만들었다.
과거 X2Y2와 룩스레어 등의 오픈씨 경쟁자들은 에어드롭 자격과 제품 사용을 연동시켰다. 이는 에어드랍 사냥꾼들에게 위험성이 없는 워시 트레이딩에 참여하도록 유도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의 거래량은 급증했지만 이들이 더 좋은 거래소가 되도록 하지는 못했다.
# 블러의 정책, 지속가능한가?
요컨대, 블러의 로열티/거래 수수료 축소와 정교하게 설계된 유동성 채굴 계획은 오픈씨에 대한 두 가지 공격 방향이었다.
오픈씨는 결국 지난 주 일시적으로 거래 수수료를 없앴지만 NFT 시장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블러의 유동성 인센티브 설계는 지금까지 성공했지만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에어드롭 사냥꾼들이 판매자가 실제로 받아들일 수 없는 가격에 입찰을 하고 블러의 로열티 포인트만 쏙쏙 빼먹는다면?
둘째, 블러의 활성 사용자 증가는 지속적으로 매우 비싼 당근을 제공할 수 있는 지에 달려 있다. 블러는 의도적으로 에어드롭을 ‘계절성’ 마케팅 캠페인으로 구분하고 있지만 실제 유동성 높이기 위해 수 백만 달러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블러 토큰(BLUR)도 하나의 밈 토큰에 지나치 않고 좋게 말하면 ‘거버넌스 효용을 가진 토큰’ 정도로 치부할 수 있다.
끝으로 블러는 거래량 측면에서 오픈씨를 능가했지만 유기적 사용자 측면에서는 오픈씨가 여전히 주도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
블러의 활동은 주로 소수의 부유한 에어드롭 사냥꾼이 지배하는 반면, 보다 폭넓은 보편적 시장은 오픈씨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신생 NFT 플랫폼인 블러가 오픈씨를 완전히 뒤집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NFT 시장의 격해진 경쟁 구도는 오픈씨에 투자한 벤처캐피털을 긴장시키고 있다. 벤처캐피털이 작년에 평가한 오픈씨의 평가 가치는 130억 달러를 넘는다.
모든 것은 블러가 현재의 기세를 이어 시장 지위와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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