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홍콩 정부의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라이선스 제도 시행이 석 달 앞으로 다가왔다. 홍콩 증권선물감독위원회(SFC)는 지난 2월 20일 공식 홈페이지에 이와 관련된 ‘가이드 문건’을 올리고 인허가 준비사항을 상세히 공표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개인매체 우블록체인은 2일 가이드 문건이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에 필수적인 핵심을 누락하고 있다며 세 가지 과제를 지적했다.
특히 가이드 문건이 고객의 신원 확인(KYC)을 필수로 규정해놨지만 정작 은행 계좌를 어떻게 할지, 어떤 통화나 가상자산으로 거래를 허용할 지 등은 중요한 문제임에도 설명된 게 없다. 유동자금을 어떤 통화로 보유해야 하느냐는 숙제도 있다.
# 은행 계좌 지원
지난 2017년 대부분의 국가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본은 암호화폐 거래를 합법화하기 위한 관련법 제정에 앞장섰다. 그러나 가장 먼저 암호화폐 거래 관련 법을 제정한 지 5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은 웹3와 암호화폐의 글로벌 중심지가 되지 못했다.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라이선스를 가진 일본 거래소에서 고객이 실명 은행카드로만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외국인 고객의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한 장애물이 되고 있다.
시장 조사에 따르면 현재 홍콩의 대다수 상업은행은 암호화폐 사업을 위한 은행 계좌 개설을 지원하지 않는다. 해외 은행 계좌를 홍콩의 거래소에 연결할 수 있는지도 가이드 문서에는 규정되어 있지 않다.
이 문제를 풀려면 상업은행을 감독하는 홍콩 SFC와 홍콩 금융관리국 등 두 기관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
은행 계좌 문제는 홍콩이 소위 ‘웹3의 글로벌 허브’가 될 수 있을 지를 결정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일부에서는 홍콩이 라이선스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곧바로 글로벌 가상자산 허브로 거듭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제한적인 계좌만 허용할 경우 홍콩의 상상은 현실이 되기 어려울 수 있다.
# 거래쌍 문제
일본이 암호화폐 거래 중심지가 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인가된 일본 거래소가 엔화를 통한 암호화폐 거래만 허용하기 때문이다. 즉 법정화폐 거래쌍만 존재한다. 게다가 거래쌍도 많지 않아 투자 자유가 심각하게 제한돼 있다. 한국은 원화와 암호화폐 거래쌍 모두를 사용한다.
실제 법정화폐-암호화폐 거래쌍 뿐만 아니라, 암호화폐간의 거래쌍(예를 들어 BTC, ETH, USDT와 기타 거래쌍)은 점차 시장의 주류가 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암호화폐간 거래쌍은 은행 계좌 사용을 줄이고 사용자가 디파이(DeFi), 게임파이(GameFi) 등의 거래를 위해 플랫폼에서 토큰만으로 직접 입출금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이러한 거래 형태는 거래소의 신원 확인(KYC)이나 자금세탁 방지(AML) 노력에 어느 정도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콩이 웹3 글로벌 중심이 되려면 적어도 거래 통화 선택을 포함해 암호화폐 거래쌍을 열어줘야 하고, 홍콩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채택해 홍콩 달러의 업계내 발언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런 세부 사항은 아직 가이드 문서에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다.
# 재무 건전성과 유동자금 문제
가이드 문서 6.3조의 규정에 따르면 ‘플랫폼 운영자는 항상 플랫폼 운영자가 정한 유동자본 이상의 유동자금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고, 유동자금의 산정 근거 및 경계선에 대한 세부 사항도 나와 있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암호화폐 거래소는 전통적인 의미의 유동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다양한 유형의 암호화폐 자산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데다, 이들 자산의 유동성과 위험도에도 큰 차이가 있다.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테더(Tether(나 서클)Circle) 역시 100% 미국 달러나 국채만으로 유동자산이나 준비금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 전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 역시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파산한 FTX의 재무제표를 보면 FTX는 다양한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었고 특정한 상황에서 암호화폐의 유동성이 급격히 고갈된 것이 파산의 주요 원인 이었다.
따라서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SFC는 유동성 규제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마련해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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