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총재 의회 연설을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 만에 1300원 아래로 내려섰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01.6원) 보다 4.7원 하락한 1296.9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23일(1297.1원)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3.6원 하락한 1298.0원에 개장한 후 1293.8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전날 약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파월 연설을 앞두고 관망세가 이어지며 강보합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1시 22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2% 상승한 104.51선에서 거래중이다.
지난 주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은 최종금리 상향 가능성을 열어 뒀지만, 인상폭을 0.5%포인트로 확대하는 것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표하면서 달러 강세가 주춤하고 있다.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4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학 경제정책연구소 강연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난 것 같다”며 “목표치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 통제에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은 일축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도 앞서 “느리고 꾸준한 것이 적절한 행동방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0.5%포인트가 아니라 0.2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의 매파적인 발언도 이어졌다. 지난달 ECB 통화정책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ECB 위원 3인은 물가 상승이 둔화되지 않을 경우 금리인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투자은행(IB)은 ECB의 최종금리 전망을 4%까지 상향 조정하면서 미국과의 금리차 축소 전망이 부상하며 유로화 강세로 이어졌다.
지난주 발표된 2월 미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을 상회한 점은 연준 긴축 우려를 지지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3일(현지시간) 2월 S&P 글로벌 서비스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5.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55.2) 보다 소폭 밑도는 수치지만 시장 예상치(54.3)를 상회한 수치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의회 발언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월 의장은 7~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각각 상원과 하원에 출석해 통화정책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할 예정이다. 이번 증언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불과 2주 앞두고 열려 미 연준의 금리인상 폭, 최종금리 수준 등에 대해 파월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 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 연준이 이번 달 21~22일 열리는 FOMC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3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75.3%로, 0.5%포인트 인상을 24.7% 반영하고 있다. 하루 전만 해도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28.4%로 봤으나 낮아진 것이다.
뉴욕 증시는 경제지표 호조, 중국 경제 정상화 전망 등에 3대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장 대비 387.40포인트(1.17%) 상승한 3만3390.9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4.29포인트(1.61%) 오른 4045.64에, 나스닥 지수는 226.02포인트(1.97%) 상승한 1만1689.01에 장을 닫았다.
미 국채금리는 인플레이션 우려속 연준 위원의 매파적인 발언 등에 상승했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2.56% 하락한 3.958%를 기록했다. 전날 심리적 지지선인 4%를 돌파한지 하루만에 다시 4% 아래로 내려섰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58% 하락한 4.860%에 마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은 주요국 긴축 우려에도 강달러 부담 완화, 위험선호 심리 회복에 힘입어 1300원을 하회했다”며 “미국과 유럽 간 긴축 격차 축소 전망이 부상하면서 강달러 부담이 다시 완화되면서 1290원 중반 중심으로 등락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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