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3월 이후 4.5% 이하로 내려갈 것”
최근 환율 상승, 금리차 아닌 달러 강세 영향
예대마진 큰 것은 변동금리 비중 높은 탓
[서울=뉴시스] 류난영 한재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7일 “소비자물가가 2% 물가안정 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지금 상황은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 상조”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물가는 4% 후반으로 올해 말까지 3%대까지 물가 수준으로 수렴하는 것을 볼 때까지 금리를 올리냐, 동결하냐를 고민할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물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면 금리 인하 논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향후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향후 3개월까지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 두자고 했다”며 “3개월 이후 어떤 결정을 할지에 대해서는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결정,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경기회복, 부동산 시장 상황 등 여러 불확실성이 있어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고 금리를 올릴지, 그대로 있을지 결정하자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높은 물가가 지속되는 한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하겠다”며 “시장 불안이 발생할 경우 정부와 적극 협력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한 것에 대해서는 “지난 1년 반 동안 3%포인트 정도 기준금리를 올렸는데, 이것이 우리가 예상하는 물가 경로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리동결 결정이 물가보다 경기침체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경기를 정말 걱정했으면 금리를 내리는 것을 생각할 텐데 지금은 올리느냐, 멈추냐에 있다”며 “경기보다는 물가를 우선으로 하고 금융안정을 더 고려 했다”며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향후 물가에 대해 “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8% 였는데 3월 이후부터 4.5% 이하로 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고 연말에는 3% 초반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2% 수준인 물가안정 목표를 3%로 상향 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 목표를 상향 조정하면 기대인플레션을 자극해 물가상승률을 높일 수 있다”며 “다른 국가들은 2%인데 우리만 3%면 환율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다시 1300원을 돌파한 것에 대해서는 “최근 환율 상승을 금리 동결 원인으로 보는 분들도 있는데, 금리 격차 보다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급격히 변하면서 전세계적으로 달러 가치가 올라 환율이 다시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다시 떨어진 것은 중국 경제 오픈 등의 영향인데, 중국 경제 성장률을 5.5%로 전망했다면 환율은 더 떨어졌을 것”이라며 “국내 결정보다 해외 요인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는데, 환율 변화폭이 너무 클 경우 줄이는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과점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정부 관여에 대해서는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가격에 영향을 주는 등 과점 체제에서 생기는 부작용을 막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민간에 대한 발전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금리가 오를 때 예대마진도 확대되고 리스크가 고객에게 전가되는 구조”라며 “은행 스스로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꾸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수출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국가라 내수만으로 경제를 이끌어 가기 어렵다”며 “지금까지 우리 수출 구조가 중국 등 소수 산업에 편중돼 있는데, 지역과 산업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수출에 대해서는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3분기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saeby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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