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의회 연설을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아래에서 턱걸이 마감했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전 거래일(1296.9원) 보다 2.5원 상승한 1299.4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2.1원 상승한 1299.0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 1301.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장중 한 때 1300원을 넘어섰다. 이후 관망세가 이어지며 다시 1290원대로 내려섰다. 환율은 5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달러화는 소폭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 동부시간으로 오전 1시 58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보다 0.08% 하락한 104.240선에서 거래중이다.
중국 위안화는 중국 성장목표,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에 약세를 보였고,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매파적 발언에 강세를 이어갔다.
장중 호주 중앙은행(RBA)은 7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35%에서 3.6%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호주는 지난해 5월부터 이번까지 10차례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성명을 통해 “금융정책 회의에서는 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인플레율을 2~3% 목표 범주로 되돌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연착륙을 실현할 수 있는 길은 아직 좁다”고 밝혔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5일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내외로 제시했다. ‘리오프닝’ 효과로 경제성장 목표치가 5~6%대에서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에 못 미친 것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책도 나오지 않았다.
ECB의 매파 발언으로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된 점은 원화에 약세로 작용하고 있다. 로버트 홀츠만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향후 4차례 회의 모두 0.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히며 시장의 ECB 최종금리 전망을 높이고 있다.
지난 주 연준 인사들의 0.25%포인트 인상 선호 발언이 잇따르며 위험선호 심리를 호전 시켰으나 시장의 관심은 이번 주 예정된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의회 연설로 옮겨가고 있다.
파월 의장은 7~8일 오전 10시(현지시간) 각각 상원과 하원에 출석해 통화정책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할 예정이다. 이번 의회 증언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불과 2주 앞두고 열려 미 연준의 금리인상 폭, 최종금리 수준 등에 대해 파월 의장이 어떤 발언을 내 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월 의장 연설을 하루 앞두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3월 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전날 28.4%에서 32.1%로 늘어났다. 2월 FOMC 기자회견 때 보다 매파적일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의 2월 고용보고서도 주시하고 있다. 1월에는 비농업 고용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면서 긴축 강화 우려에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뉴욕 증시는 3대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47포인트(0.12%) 오른 3만3431.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78포인트(0.07%) 상승한 4048.42에, 나스닥은 13.27포인트(0.11%) 하락한 1만1675.74에 장을 닫았다.
같은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10% 하락한 3.964%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31% 상승한 4.886%에 마감했다. 10년물과 2년물간 금리 역전폭이 91bp(1bp=0.01%포인트)까지 확대되면서 지난 1981년 9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 진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위안화 약세, 주요국 긴축 부담을 반영한 위험선호 둔화 등 영향에 소폭 상승 마감했다”며 “중국 성장목표, 경기부양에 대한 실망감이 위안화와 프록시인 호주 달러 약세 압력으로 연결되고 있고, ECB 매파 발언 강화로 위험자산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점도 위험통화인 원화에 악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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