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차 135bp로 벌어져
#”국채 3년물 4% 재돌파 힘들어”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국고채 3년물이 3.8%를 돌파하고, 10년물 금리도 3.7%를 넘어섰다. 국채 3년물과 10년물 간 금리차인 장단기 금리 역전폭이 135bp(1bp=0.01%포인)로 벌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에 우리나라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경계감이 확산된 영향이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오후 4시 30분 장 마감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0.129%포인트 상승한 3.855%에서 마감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0.059%포인트 상승한 연 3.720%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날 3년물 금리가 10년물보다 더 큰 폭 오르면서 3년물과 10년물 간 금리 역전폭은 역대 두번째로 큰 폭 확대됐다. 이날 역전폭은 0.135%포인트로 전날(0.065%포인트) 보다 두 배 가량 확대됐다. 이는 역대 최대 역전폭을 기록했던 지난해 9월 26일(0.213%포인트) 이후 가장 큰 역전폭이다.
역대 3-10년물 금리 역전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 11월~2008년 1월과 2008년 7월, 2022년 9월~올해 3월 세 차례가 유일하다. 일반적으로 장기물 국채금리가 단기물 국채금리 아래로 내려가는 수익률 역전은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될 수 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고 난 후 통상적으로 1~2년 안에 경기 침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년물 금리는 0.117%포인트 오른 3.915%를, 5년물은 0.103%포인트 오른 3.822%를 기록했다. 20년물은 0.206포인트 오른 3.626%를, 30년물은 0.027%포인트 오른 3.584%로 마감했다. 이날 국채 금리는 전 구간 상승한 가운데, 2년물, 3년물, 5년물 등 단기물 상승세가 두드러 졌다.
한은이 지난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안정되는 듯 했던 국내 국고채 금리가 최근 다시 들썩이고 있다. 전날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미 국채 2년물이 5%를 돌파하면서 국내 국채 금리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05% 상승한 3.970%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3.999%까지 올라섰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2.46% 폭등한 5.014%에 마감했다. 미 국채 2년물이 5%를 넘어선 것은 2007년 6월 18일(5.005%)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10년물과 2년물간 금리 역전폭도 113.48bp(1bp=0.01%포인트)까지 확대되면서 지난 1981년 9월 이후 42년 만에 최대폭을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 진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금리 상승시 국내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
파월 미 연준 의장은 7일(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최근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만약 전체 경제지표가 더 빠른 긴축을 정당화하면 우리는 금리 인상 폭을 높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인플레이션은 완화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2%까지 낮추기 위한 과정은 멀고도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미 연준이 오는 21~22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종전 예상치인 0.25%포인트 보다 높은 ‘빅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실제 시장에서 빅스텝 전망이 큰 폭 늘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69.0%로 전날(31.4%)보다 대폭 상승했다. 또, 5월과 6월 FOMC에서도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해 미 연준의 최종금리가 5.5~5.75%가 될 것을 반영하고 있다. 현재 미 기준금리는 4.5~4.75%다.
연준의 빅스텝 전망에 한은도 다음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면서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 우려가 과도한 만큼, 국내 국채 3년물이 지난해 9~10월 수준인 4%를 다시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우려로 원화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한은의 추가 금리인상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데, 시장이 판단하고 있는 연준의 긴축 우려는 다소 과도하다고 판단된다”며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반영해도 국고 3년이 4%를 상회하는 것은 과도한 수준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2월 고용지표와 물가가 컨센서스를 상회할 경우 시장은 미 연준이 3월 0.5%포인트 인상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할 것이며 미국의 기준금리가 6%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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