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이슈일 뿐…시스템 리스크 확대 가능성 제한적”
#”경기불안, 금융 시스템 불안 등 투자심리 위축 전망”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지난 주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에 국내증시 역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외국인 매도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SVB 파산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개별 기업의 이슈일 뿐 시스템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3일 금융권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큰 상업은행인 SVB를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불능을 이유로 폐쇄하고,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임명했다. 이번 SVB의 파산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무너진 워싱턴뮤추얼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은행 파산으로, 새로운 악재인 만큼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번주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각종 경제지표 발표를 앞두고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최근 증시에서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외국인 자금의 국내 시장 이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월 코스피에서 6조370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지만 지난달에는 매수규모가 4252억원에 그쳤고 이달 들어서는 순매도로 돌아서는 등 ‘팔자’로 전환하고 있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SVB 사태를 두고 투자심리 위축 등 단기 불확실성은 확대되겠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SVB 파산은 개별 기업의 이슈일뿐 금융 업종 시스템 전반으로 문제가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개별 기업의 이슈일 뿐 여타 대형 금융업종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한국 증시는 보합권에서 출발한 후 SVB 사태 변화와 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CPI가 좋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발표한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SVB 파산에 따른 미국 금융주 주가의 하락은 한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나 현재는 적정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민감하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계감을 낮춰선 안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후폭풍 정도를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인상 부담은 여전한 상황에서 고금리로 인한 경기불안, 금융 시스템 불안이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은행 건전성이나 신용스프레드를 감안할 때 현재까지는 SVB 파산 사태가 전체적인 금융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물론 경계강도는 높이고, 계속 팔로우업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상황에서 문제점은 고강도 긴축으로 인한 금융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제기됐고,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노랜딩(무착륙)’까지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는 점이다.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은 금융 위기 악몽을 떠올리며 작은 기업·은행들의 부도 소식에도 예민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특히 코스피의 상대적 약세 국면 전환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는데, 달러화 등락에도 불구하고 원화 약세 압력은 여전하며 추가 금리인상 우려는 성장 기대를 약화하고, 밸류에이션 부담을 가중한다”면서 “또 중국 경기 회복 기대 약화는 추가적인 원화 약세와 외국인 매도 압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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