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스탠리 최 기자] 지난 주말 미국 스타트업의 자금줄이던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뱅크런으로 문을 닫았다. 주말임에도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가 급히 손을 쓰면서 다행히 예금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의 끝이 아니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대형은행과 중소은행, 미국 경제와 규제 당국에 대한 새로운 테스트가 시작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매체 우숴블록체인은 트위터 이용자 @wildPiPiLu의 글을 통해 네 가지 관점에서 비시장적 수단을 동원하면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1. 시장 수단이 아닌 정부 개입
SVB의 붕괴는 신용 위험이 아닌 유동성 문제다. 그러나 SVB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시장 논리가 사용되지 않았다. 이는 미국의 많은 대형 은행들도 유동성 부족으로 SVB의 우량 자산을 할인된 가격에 살만한 여유가 없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2. 금융 안정이냐 도덕적 해이냐
예금자 보호와 관련해선 항상 두 가지 견해가 존재해 왔다. 하나는 금융안정을 위해 잘못을 저지른 은행도 구제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잘못을 저지른 은행을 구제하면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이다.
특히 현재와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 더 많은 중소은행들이 자신의 유동성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고 연준의 정책을 따라서 베팅하면서 낮은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연준이 금리인하로 돌아서기 전에 뱅크런 사태를 맞이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실제 연준이 금리인하를 할 때까지 버틸 수 있었을까?
3. 금리 인상 또는 인플레이션 지속 여부
연준이 ‘은행 정기 융자 프로그램(BTFP)’을 만들고 25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경쟁적으로 연준이 비둘기파로 돌아설 것이라는 데 배팅을 시작했다. 당초 3월 금리를 50bps 인상할 가능성이 제로이고 25bos 미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연준은 금리 인상을 과연 멈출까? 3월 초 발표된 경제지표를 보면 미국 경제는 여전히 과열된 상태이고 물가상승률도 둔화되지 않고 있어 이번주 화요일 CPI 발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나치게 빨리 방향 전환을 할 경우 미국 경제가 최악의 국면인 스테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는 점이다.
4. 유동성은 보다 신중하게 규제해야 하는가
바젤 협약3 이후 금융 당국은 은행 간 및 부외 업무에 대한 감독을 더욱 강조하고 신용 사이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그 후 규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많은 은행들이 새로운 자산 관리 방법을 개발했는데 그 중 하나가 예금자의 저비용 자금을 무위험 국채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었다.
금리가 정상적인 시기에는 국채의 변동성도 당연히 적고 국채에 대한 투자 행태도 상당히 안정적이다. 그러나 금리 인상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국채 시장은 고변동성 상황에 진입하게 된다. 이에 따라 적정한 비용으로 국채를 현금으로 유동화할 수 있는 지가 은행 앞에 시험대로 놓이게 됐다.
이번 위기가 끝나면 금융감독 당국도 유동성이 은행의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신중하게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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