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영향이 금융권에도 번지는 가운데 비트코인 가격이 2만4천달러 선을 돌파한 14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에서 직원이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를 확인하고 있다. 2023.03.14. kkssmm99@newsis.com
비트코인, 4일 만에 600만원↑…3200만원 돌파
가상자산이 피난처로 인식…숏 스퀴즈도 일조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최근 실버게이트 청산과 빅스텝 공포 등 ‘겹악재’로 급락했던 비트코인이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은행들의 잇따른 파산으로 미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나타난 상반된 움직임이라 관심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등 미국 은행들이 잇달아 파산한 뒤 비트코인이 4일 만에 23% 급등했다. 무려 600만원이 치솟은 것이다. 지난 10일 실버게이트 악재에 SVB 파산 소식까지 겹친 뒤 2600만원까지 밀렸던 비트코인은 현재 3200만원을 돌파한 상태다.
이날 오후 3시 빗썸 기준 비트코인은 전일 대비 3.87% 상승한 321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2만4000달러도 회복한 상태다.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 기준 9.22% 오른 2만4506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더리움도 10% 넘게 상승했다. 지난주 195만원까지 빠졌던 이더리움은 현재 22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10분 기준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1.99% 상승한 220만7000원에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는 5.09% 오른 1683달러를 기록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의 랠리는 SVB 파산을 계기로 확산한 ‘중앙은행의 취약성 우려’에 따른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SVB에 이어 뉴욕주 소재 시그니처은행까지 파산하자 중앙은행 시스템 신뢰성에 대한 위기감이 번졌고, 동시에 가상자산이 피난처로 인식되면서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풀이다.
신 폐럴 펀드스트랫 디지털 자산 전략 책임자는 13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를 통해 “이번 비트코인 랠리는 일부 투자자들이 중앙은행 시스템의 취약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중앙은행의 취약성과 비트코인을 믿는 투자 집단이 랠리를 주도 중”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숏 스퀴즈(short squeeze)’가 이번 랠리에 일조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숏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예상과 달리 주가가 상승할 때 숏(매도)포지션을 커버하기(손실을 줄이기) 위해 해당 주식을 매수하는 현상이다. 숏 스퀴즈로 인해 매수세가 더욱 쏠리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실제로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이날 약 3억달러(3933억원) 규모의 숏 스퀴즈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급등세를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정부가 예금 전액 보호 조치 등 긴급 대응에 나서면서 가상자산 시장의 우려감이 해소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13일(현지시간) 잇달아 폐쇄한 시그니처은행도 미국 정부 예금자 보호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시그니처은행은 지난주 청산을 선언한 실버게이트은행과 함께 가상자산을 취급하는 주요 은행으로 꼽힌다.
SVB 사태로 빅스텝(0.50%포인트 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릴 거란 전망도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최근 예고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잇따른 지역은행 파산을 계기로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골드만삭스와 바클리스 등 일부 투자은행(IB)은 이번 달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시티그룹은 0.25%포인트 인상을 각각 전망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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