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 따른 금융 시스템 위기 확산 우려가 진정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나며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초반대로 내려섰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11.1원) 보다 7.4원 하락한 1303.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6.1원 내린 1305원에 개장했다. 장 중 1296.5원까지 내려가며 1300원을 하회 했으나 이후 하락폭을 일부 반납하고 1300원대 초반에서 마감했다. 환율은 미국 등 대내외 요인이 가세하며 하루 새 20원 넘게 올랐다가 다시 20원 넘게 빠지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달러화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4시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과 같은 103.25선에서 등락중이다.
이날 환율이 다시 1300원 초반대로 내려선 것은 미국 SVB 사태가 전체 금융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살될 것이란 우려가 진정된 영향이 컸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당국이 예금자 보호조치 등 재빠른 대책을 내 놓는 등 개입에 나서면서 이번 리스크가 일부에 국한될 것이란 전망이 설득을 얻고 있다.
전날 미국 재무부와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예금자보호 한도인 23만 달러를 넘는 금액도 전액 보증하겠다고 밝히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위기도 일단락 됐다.
다만, 시장에서는 제2의 SVB 사태 가능성이 있는 은행으로 크레디트스위스가 지목되고 있어 다시 불안 심리가 커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장중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도 양호하게 나오면서 원화 강세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1~2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1.8%) 수준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전날 밤 발표된 2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다.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2월 CPI 전년동월대비 6.0% 오르면서 8개월 연속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이는 전월(6.4%) 보다 상승폭이 줄어든 것으로 2021년 9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전월대비로도 0.4% 오르면서 전년대비와 전월대비 모두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5.5% 올랐다. 전월보다 0.5% 오르며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는 근원 물가가 여전히 높고 더디게 둔화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물가 지표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1~2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다. 당초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 했으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 빅스텝 전망은 자취를 감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14일 오전 6시 9분 현재 3월 베이비스텝 가능성이 69.4%로 일주일 전(30.2%)보다 2 배 이상 올랐다. 다만, 근원CPI가 여전히 높게 나오면서 CPI 발표 전 50%를 넘어섰던 금리동결 전망은 30.6%로 크게 줄었다.
뉴욕증시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은행주 반등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6%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1.68%, 2.14% 뛰었다.
SVB 파산으로 금리인상이 중단될 수 있다는 기대에 큰 낙폭을 보였던 국채 금리는 다시 낙폭을 일부 반납하고 반등했다.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3.96% 오른 3.685%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5.74% 급등한 4.246%에 마감했다. SVB은행 사태 영향이 제한적 수준에서 마무리 되고 있다는 평가에 시장은 재차 금리인상 가능성에 포커싱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뱅크런’ 사태가 악화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와 CPI 쇼크가 부재 했다는 점에 위험 선호를 회복되며 1300원 초반에서 마감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속보는 블록미디어 텔레그램으로(클릭)
전문 기자가 요약 정리한 핫뉴스, 블록미디어 카카오 뷰(클릭)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