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취업자 31만명↑…60세 이상 빼면 10만명↓
#1~2월 직접일자리 86만개 집행…민간은 소극적
#경기둔화·투자위축 지속…정부, 재정일자리 의지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1만2000명 늘었지만 60대 이상 고령층 일자리를 제외하면 10만명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민간 주도로 일자리를 확충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재정을 쏟은 직접 일자리에 기대 가까스로 고용한파를 버텨내는 모습이다.
경제난과 투자 위축으로 양질의 민간 일자리 사업이 주춤하면서 이전 정부의 일자리 대책을 답습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16일 통계청의 ‘2023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71만4000명으로 전년비 31만2000명 늘었다.
취업자 증가 규모는 지난해 5월(93만5000명) 이후 6월(84만1000명)부터 줄기 시작했다. 이후 7월(82만6000명), 8월(80만7000명), 9월(70만7000명), 10월(67만7000명), 11월(62만6000명), 12월(50만9000명), 올해 1월(41만1000명)에 이어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둔화 흐름이 이어졌다.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면서 고용둔화도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심리 위축이 지속되는 등 경기흐름이 둔화했다”며 처음으로 경기 둔화 진단을 내렸다.
지난 1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4% 뒷걸음질하며 지난해 12월(-6.1%)에 이어 두 달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15.9%)에서 투자가 늘었으나 특수 산업용 기계 등 기계류(-6.9%) 투자가 감소한 탓이다.
다만 지난해 1월과 2월 취업자 수가 100만명대 증가를 기록한 기저효과 영향으로 올해 1~2월 취업자 수가 고꾸라질 것이라는 우려에 비해서는 취업자 수 증가폭이 양호하다는 반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2월에 예측했던 것보다 좋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3월까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취업자 증가 대부분이 60세 이상 고령층이라는 점이다. 취업자는 60세 이상에서 41만3000명 늘었는데 거꾸로 60세 미만 전체 취업자 수는 10만1000명이 감소한 것이다.
50대와 30대 취업자도 각각 7만7000명, 2만4000명 늘었으나 20대와 40대가 각각 9만4000명, 7만7000명씩 줄었다. 15~29세 이하 청년층 취업자는 12만5000명이나 뒷걸음질하며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산업별로도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 취업자가 1년 전보다 2만7000명 줄며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지난 1월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던 금융 및 보험업(-6000명·-0.7%) 취업자도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9만2000명·7.3%), 숙박 및 음식점업(17만6000명·8.4%)에서 늘었다.
정부가 재정지원 일자리 집행속도를 높이면서 60세 이상 인구 증가에 더해 돌봄, 보건과 관련된 수요가 증가한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올해 직접일자리 104만4000개 중 86만4000개(82.8%)를 2월까지 집행했다. 지난해 82만개보다 4만4000개 더 늘었다.
전체 일자리 중 보건복지부의 사회활동지원 88만3000개, 자활사업 2만6000개, 노인맞춤돌봄 3만6000개에 달한다. 정부 제공 일자리의 대다수가 노인일자리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100여개 기업 대표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면서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며, 양질의 일자리는 민간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재정 일자리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 교수는 “윤석열 정부는 재정일자리를 ‘나쁜 일자리’로 매도하면서 민간일자리 창출을 공언했지만 결국 다시 재정일자리에 의지하는 모습이 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ny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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