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스위스 대형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 파산 우려가 부각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310원 중반대로 올라섰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9시 16분 현재 전 거래일(1303.7원) 보다 11.9원 상승한 1315.6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10.3원 오른 1314.0원에 개장했다. 장 초반 1316.9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높이고 있다.
CS 파산 우려에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15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보다 1.11% 오른 104.40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1310원대로 올라선 것은 SVB 파산으로 유럽내 문제 은행으로 지목됐던 스위스 대형은행 크레디트스위스도 파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불안감이 커진 영향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연례보고서에서 “2021, 2022 회계연도 재무 보고에 대한 그룹 내부 통제에서 중대한 결함을 발견해 고객 자금 유출을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최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국립은행(SNB)은 “추가적인 투자는 규제로 인해 불가능하다”며 추가적인 재정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불안감은 더 확산됐다.
스위스 정부는 CS는 자본과 유동성을 충족하고 있으며, 미국 특정 은행의 문제가 스위스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스위스중앙은행(SNB)도 필요할 경우 CS에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CS 우려가 부각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대규모 인출을 감내할 수 있고, 재무제표 또한 견고하다는 점이 부각된 가운데 스위스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원화 등 위험 자산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날 밤 발표된 2월 미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보다 큰 폭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됐지만, 달러 약세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15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2월 생산자물가가 전월대비 0.1%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0.3% 상승을 크게 하회한 것이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4.6% 상승해 1월(5.7%)보다 상승폭이 크게 둔화됐다.
같은 날 발표된 소비 지표는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미 노동부는 2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0.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3.2% 증가에서 크게 낮아진 것으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21~22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절반을 넘어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15일 오전 6시 13분 현재 3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50.5%로 전날(30.6%) 보다 큰 폭 늘었다. 반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은 49.5%로 전날 보다 큰 폭 줄었다.
뉴욕 증시는 크레디트스위스 주가가 장중 30% 이상 폭락하는 등 SVB발 우려가 유럽 은행 전체로 확산되면서 혼조 마감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7%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0.7% 내렸다. 반면 나스닥 지수는 0.05% 올랐다.
채권 금리는 SVB에 이어 다음 타자가 CS가 될 것이라는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며 큰 낙폭을 보였다.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6.05% 하락한 3.462%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8.35% 하락한 3.891%에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CS사태에 의한 시스템 리스크 우려와 위험회피 심리 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CS 사태가 현재 진행형인 만큼 스위스 중앙은행과 연준으로부터 실질적 대안이 나오기 전까지 위험회피 심리는 달러 강세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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