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코인의 재발견일까요. 이번 주는 ‘코인의 미래 가치’가 새롭게 각인된 주였습니다. 바로 미국 은행들의 잇따른 붕괴가 호재로 작용, 비트코인이 폭등세를 보였기 때문인데요. 지난주 2600만원대까지 밀렸던 비트코인은 일주일 만에 30% 이상 뛰며 3600만원대를 돌파했습니다.
◆폭등세 시작은
17일 오후 8시 비트코인은 3630만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0일 2600만원대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1000만원 올랐는데요. ‘폭등’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상승 폭입니다.
이번 폭등세의 방아쇠는 실리콘밸리은행(SVB)이었습니다. 지난 10일 발표된 SVB 폐쇄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 규모이자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이었는데요. SVB를 시작으로 뉴욕주 소재 시그니처은행까지 잇따라 파산하며 미국 금융시장이 휘청이자 비트코인 등은 피난처로 주목받았습니다.
다시 말해 기존 전통 금융과 대비되는 구도에 있던 코인이 최근 붕괴한 제도권 은행들의 ‘피난처’로 부상했다는 설명인데요. SVB에 이어 시그니처은행까지 파산하면서 중앙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자 피난처로 인식된 코인에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진단됩니다.
특히 이번 연쇄 파산에 따라 확산한 긴축 완화 전망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금리 인상의 결과로 이번 파산 사태가 발생했기에 추가 긴축이 어려울 거란 관측이 퍼졌고, 이런 상황에서는 코인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입니다.
여기에 숏 스퀴즈까지 나타나며 상승곡선은 더욱 가파라졌습니다. 숏 스퀴즈는 가격 하락을 예상한 공매도 투자자가 예상과 달리 가격이 상승할 때 숏(매도)포지션을 커버하기(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수로 전환하는 현상입니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상승세가 이어지던 지난 13일(현지시간) 약 3억달러(3933억원) 규모의 숏 스퀴즈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숏 스퀴즈로 인해 매수세가 더욱 쏠리면서 비트코인 급등을 부추긴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급등세를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바이든 정부가 예금 전액 보호 조치 등 긴급 대응에 나서면서 코인 시장의 우려감이 해소됐다는 설명인데요. 실제로 해당 대응 직후 파산한 은행에 돈을 맡겨놨던 코인 업체들의 악재가 해소되기도 했습니다.
SVB 파산 직격탄을 맞은 USDC가 대표적입니다. 앞서 USDC는 SVB 파산 여파로 지난 11일 오후 1시께 고정 가격인 1달러 밑으로 떨어지기 시작해 0.88달러까지 무너진 바 있습니다. USDC 발행사 서클이 코인 가격을 뒷받침하는 ‘준비금’ 일부를 SVB에 보관한 사실이 밝혀지면서인데요. 하지만 미국 정부의 대응이 시작된 후 악재가 해소되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USDC 페깅은 13일을 기점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런 회복이 상승장을 유지시켰다는 해석입니다.
◆상승장 이어질까
한편 이번 상승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도 쏠립니다.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거시경제 악재로 제도권 자산시장과 코인 시장이 절묘하게 엇갈린 상황은 모두에게 낯선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거시경제에 새로운 변수가 나오거나 은행 폐쇄 사태가 다시 확산한다면 가상자산 시장이 더 이상 상승세를 이어 나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확실한 것은 시장이 현재 거시경제 상황의 유력한 피난처로 코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투자자들은 당분간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대응하여 새로운 전략을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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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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