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90일 내 13억원 넘어설 것”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최근 미국 은행 위기발(發) 랠리를 이어가며 올해 최고가를 달성했다. 이에 이번 상승세가 불장의 시작이라는 전망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빗썸 기준 오전 8시께 전일 대비 4.53% 오른 3751만원을 기록했다. 3700만원대 돌파는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열흘 전 가격대와 비교하면 더욱 극적인 상승 폭이다. 무려 열흘 만에 1100만원 가까이 뛴 것이다. 이는 42% 증가한 수치다.
앞서 비트코인은 지난 10일 실버게이트 청산과 빅스텝 공포 등 ‘겹악재’로 2700만원대까지 빠진 바 있다. 당시 실리콘밸리은행(SVB)이 영업정지 명령을 받은 직후에는 2600만원대까지 밀리며 투자자들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했다. 실버게이트에 이어 미국 대형 은행까지 파산하면서 형성된 금융 불안감이 코인 시장에도 악재가 될 거란 우려에서다.
하지만 SVB 파산은 ‘비트코인 폭등’이라는 반전을 낳으며 랠리를 이끌었다. ‘탈중앙화’ 철학을 기반으로 기존 전통 금융과 대비됐던 코인이 붕괴한 제도권 은행의 ‘피난처’로 부상하면서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다.
◆코인 ‘불장’ 시작되나
이번 SVB발(發) 매수세를 기반으로 불장(Bull market, 강세장)이 열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발라지 스리니바산 전 코인베이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현재 상황은 2008년 금융 위기와 비슷하지만, 규제 당국은 이 사실을 숨기고 있는 은행들의 행태를 허용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 심화면서 미국 달러의 가치는 계속 떨어지고, 비트코인 가격은 90일 내 100만달러(13억1260만원)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란 솔로트 마렉스 디지털자산 부문 총괄 역시 “비트코인은 유동성 조건 및 실질 금리와 상관관계가 있다”며 “실질 금리가 하락하고 유동성 조건이 확대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새로운 체제(비트코인)로 진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마렉스는 파생금융상품 업체다.
데이비드 마틴 팰컨엑스 기관 담당 총괄도 “SVB 등의 사태로 전통 금융권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팰컨엑스는 가상자산 플랫폼이다.
비트코인 온체인(블록체인 위에서 발생하는 거래 정보) 지표에서도 강세 신호가 나타났다. 지난 18일 온체인 분석 기업 크립토퀀트의 기고자인 그리즐리는 “비트코인 보유자들의 평균 온체인 수익률 지표인 ‘미실현순수익(NUPL)’의 60일 이동평균(MA)이 365일 MA를 넘어서는 골든 크로스를 형성했다”며 “비트코인이 강력한 상승 랠리를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든 크로스는 투자 대상의 가격이나 거래량의 단기 이동 평균선이 장기 이동 평균선보다 상향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승 동력 ‘약화’ 전망도
다만 이번 랠리를 이끈 거시경제에 새로운 변수가 나오면 상승 동력이 약화할 거란 전망도 제기된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리포트를 통해 “은행시스템에 대한 불안이 완화되고 동시에 디지털 자산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진다면 단기 상승 동력은 약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거시경제에 새로운 변수가 나오거나 은행 폐쇄 사태가 다시 확산한다면 가상자산 시장이 더 이상 상승세를 이어 나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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