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챗GPT의 능력은 어디까지일까? 법도 만들 수 있을까? 여론 형성도 가능할까?
정치 데이터 플랫폼 옥소폴리틱스 유호현 공동대표는 인공지능 GPT-4 버전으로 의미 심장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 AI를 이용한 실험
1) 현안 이슈를 분석하고 2) 분석에 따라 법을 만든 후 3) 필요한 행정 조치를 추출하여 4) 위반시 사법 처리를 진행하고 5) 이에 대한 언론 보도와 6) 해당 보도에 대한 댓글을 만드는 전 과정을 인공지능(AI)으로 구현해 본 것.
가능할까? 가능했다.
유 대표는 “가상 시나리오였지만 (정치인, 행정가, 판검사, 변호사, 언론인 등) 사람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유 대표의 실험 전 과정을 요약했다. 모든 작업은 최근 업그레이드한 GPT-4 기반의 챗GPT로 이뤄졌다.
1. 현안 이슈 분석과 해결책 제안
해결해야 할 현안 이슈로 “어린이 보호구역 속도 제한을 24 시간 유지해야할까?”를 골랐다. 챗GPT에 이렇게 질문을 넣었다.
“한국에서는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속도 제한 시속 30킬로로 24 시간 적용되고 카메라로 상시 위반을 감시하고 벌금을 내리고 있어. 이러한 시스템의 장단점과 논쟁점, 그리고 사람들이 결정해야 하는 사항에 대해 알려줘.”
답을 내놨다. 장점, 단점, 논쟁점을 세 가지 씩, 그리고 결정해야 하는 사항도 세 가지를 제시했다.
2. 국회 입법
이러한 분석과 해법에 근거해서 법을 만들도록 지시했다.
“구체적으로 시간과 범칙금 수준, 감시 카메라와 관련하여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법조문으로 만들어줘.”
6 개 조항으로 된 법조문이 나왔다. 우리가 흔히 보는 법률 문장을 완벽하게 구현했다.
3. 행정 조치들
법이 만들어졌으니, 실행을 위한 행정 조치들이 필요하다. 그 방안도 만들라고 지시했다.
6 가지의 행정 조치와 제도가 나왔다. 당장이라도 실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안들이 제시됐다.
4. 위반시 사법 처리
그렇다면 법과 행정 조치를 위반한 사람에 대해 어떤 벌을 줘야 할까? 가상의 위반 사례를 입력하고, 어떤 처벌을 내리면 좋을지를 문의했다.
“밤에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무단횡단하던 어린이가 차에 치여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어. 새로 만든 법에 근거해 어떤 처벌을 내려야 할까? 운전자는 시속 35킬로로 운전하고 있었어. 신호는 준수했고.”
AI는 법에 따라 내려질 수 있는 예상 판결 내용을 알려줬다. 검사와 변호사가 이 사건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을 하는 상황을 만들어봤다.
“검찰은 아이에 대한 상해에 대해 1년 징역을 구형했어. 변호사는 아이가 죽은 것도 아닌데 징역은 과하고 벌금 300만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합리적으로 결정해서 판결문을 써줘.”
AI는 판결물을 쓸 수 있을까? 썼다. 판결문 문장은 기계가 만들었는지, 사람(판사)이 만들었는지 거의 구분을 할 수 없었다.(튜링 테스트 통과)
가상의 판사 ‘박지성’은 이 사건에 대해 벌금 500만원, 운전면허 정지 6개월을 선고했다.
5. 언론 보도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사고가 났으니, 기자들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사건과 판결에 대한 기사를 쓰도록 했다.
AI가 쓴 기사는 육하원칙에 따라 작성됐다. 데스킹을 거치면 실제 지면에 써도 무방한 수준의 기사가 만들어졌다.
실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 기사에 댓글을 달도록 해봤다.
6. 여론 형성을 위한 댓글 만들기
이번 실험의 백미 중 하나는 기사에 댓글을 달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여론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 지를 테스트해본 것.
학부모, 정치 성향, 연령, 성별 반응을 가상해서 댓글을 만들어보라고 했다.
심지어 음모론자들의 가상 댓글도 만들었다. “정부가 교통사고를 만들어 공포감을 조장하고 은밀하게 자동차 산업을 지원한다”는 그럴듯한 댓글이 나왔다. 극단적으로는 교통사고와 반 북한 정서를 교묘하게 연결한 댓글까지 지어냈다.
AI를 이용해서 댓글을 수 백 개, 수 천 개 만드는데 필요한 것은 키보드 하나면 충분하다. 더 이상 댓글 알바, 댓글 부대는 필요 없다.
#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실험을 진행한 유 대표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 같다. 실험에 나온 모든 가상의 인물들을 메타버스 세상에 옮겨 놓으면, 혼자서도 살아갈 듯하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얼마전까지도 넘사벽이었던 튜링 테스트를 넘어섰고, 이제 특이점(singularity 인간 역사를 바꾸는 결정적인 순간)이 시작되고 있다”며 “정치 데이터를 다루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AI 시대에 어떤 일을 해야 할 지 기대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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