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수윤 이정필 기자 =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금값이 치솟으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금은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졌을 때 찾게 되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가격 변동성은 작고 환금성이 높아 불안정한 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VB가 파산한 지난 10일부터 23일까지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가 15.86% 급등했다. 지난 24일 ETF 종가는 1.89% 상승한 1만8050원으로 연초 이후로는 19.1%나 상승했다. ‘TIGER 골드선물 ETF’는 8.10% 올랐고, KODEX 골드선물 ETF’는 8.09% 급등했다.
금 관련 ETN 수익률도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삼성 KRX 금현물 ETN은 16.63%, KB 레버리지 금 선물 ETN(H)는 16.41% 상승했다. TRUE 금선물 ETN과 신한 레버리지 금 선물 ETN도 각각 12.74%, 12.52% 올랐다.
이 같은 현상은 금값이 급등한 영향이 크다. 최근 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발 충격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금 가격이 지난 20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금 ETF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전망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SVB사태 이후 연이어 은행권 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국제 금가격은 다시 상승세로 전환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경기침체 우려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여왔던 금의 성과로 인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도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때 수요가 높아지는 안전자산 위주의 ETF 상품들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1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골드바 제품이 놓여있다. 금 가격이 21일 기준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8만3000원대를 유지하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2023.03.21. jhope@newsis.com |
시중은행을 통해 금에 간접투자하는 골드뱅킹도 인기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금통장(골드뱅킹) 계좌 잔액은 24일 기준 51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031억원에서 올해 들어 108억원 늘어난 규모다.
금통장은 골드바를 직접 매매하는 것과 달리 금을 0.0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다. 모든 은행 지점에서 개설이 가능한 만큼 접근성이 높다.
골드바를 구입하면 매입금액의 10% 부가세가 붙고 구입처에서도 약 5%의 수수료를 뗀다. 금통장은 1% 거래수수료와 매매차익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면 된다. 계좌개설이 간편하고 수시 입출금도 가능해 금 투자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단 금 통장은 에금이 아니기 때문에 5000만 원까지 고객의 돈을 보호해주는 예금자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골드뱅킹 잔액이 증가세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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