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미국 기술주와 함께 대표적인 위험 자산으로 꼽혔던 비트코인이 뱅크데믹 공포 확산과 함께 안전자산화(化) 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뱅크데믹(Bankdemic)은 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로, 은행 파산 위기가 마치 코로나 팬데믹처럼 급속하게 번진다는 뜻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과 주식의 상관관계는 무너지고 있다”며 “금과의 상관관계는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위험자산 군으로 분류되며 나스닥 등과 동조화(커플링)를 보였던 비트코인이 최근 은행권 위기에 따라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과 동조화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씨티는 “최근 가상자산이 다른 위험자산을 능가했을 뿐 아니라, 전통적 금융 시스템의 위기로 탈중앙화 금융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가상자산과 비트코인 현물 및 선물 거래량뿐 아니라 탈중앙화 거래소 거래량에 대한 검색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비둘기파적 태도에 따라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며 “이에 맞춰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은 특히 ‘디지털 금’이라는 내러티브의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주 3월 FOMC 전후로 잠시 주춤하며 3500만원대까지 빠졌다가 최근 반등에 성공하며 37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1.01% 상승한 2만7821달러(3621만원)에 거래 중이다.
금 역시 은행권 위기 속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금1g(99.99%) 가격은 8만2400원으로 전날 대비 0.12% 상승했다. 한 달 전 7만6500원이었던 금 가격이 7.7%나 오른 셈이다. 또한 지난해 말 온스당 1600달러(208만원)에 머물렀던 금 선물 가격은 3개월 사이 25%나 올랐다.
한편 국내 전문가 역시 이와 동일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제7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민·당·정 간담회’에서 “SVB 사태 이후 비트코인과 금의 상관 계수는 증가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과 같은 가격 흐름을 보인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실리콘밸리은행(SVB) 뱅크런이 일어났을 당시 정부가 예금 보장을 해준다고 발표했는데, 이 예금 보장에는 돈을 찍어내는 과정이 내재해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면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 있는 비트코인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비트코인은 은행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이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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