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제2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2023.03.30. photo@newsis.com
#금융연 “스몰라이선스 도입, 건전성 리스크 증대”
#한은, 비은행권 지급결제 허용에 반대 입장 표명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등으로 국내에서도 ‘뱅크런’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국내 스몰라이선스 도입·비은행권 지급결제업무 허용과 관련해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와 경쟁촉진 뿐 아니라 금융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보여 주목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권 과점체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SVB와 같은 소규모 특화은행 설립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SVB 파산 사태 이후 ‘뱅크데믹(은행+팬데믹)’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 등이 높아지면서, 진입장벽을 낮추고 새로운 플레이어를 투입해 은행권을 개혁하겠다는 당국의 정책 방향에 변화가 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3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제2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TF에서는 스몰라이선스 제도 도입시 고려사항과 비은행권 지급결제업무 허용과 관련해 소비자 편익과 규율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연구원은 참석자들과 ‘스몰라이선스에 대한 국내외 사례 및 시사점’에 대한 연구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은행업 스몰라이선스는 업무범위 및 영업대상·영업규모·영업방법 등을 제한하면서 리스크에 비례한 진입규제를 부과하기 위한 제도다. 우리나라는 스몰라이선스의 형태로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 업무범위를 세분화하는 ‘스몰라이선스’와 ‘소규모 특화은행’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VB처럼 벤처기업대출이나 중소기업 대출, 소상공인 대출 전문은행이나 주택담보대출, 지급결제 특화은행, 중·저신용자 전문은행 등을 만들어 은행권 내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원은 스몰라이선스의 국내 도입과 관련해 “지급결제전문은행의 경우에는 소비자 편익은 크지 않지만 수익성 확보 곤란에 따른 건전성 문제, 수신경쟁 강화에 따른 리스크 증대 등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또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은 은행 자산의 경기순응성이 높아져 경기침체시 은행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중소기업 신용평가에 대한 어려움 등으로 수익 창출 및 건전성 유지가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스몰라이선스의 도입 여부에 대해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와 경쟁촉진 뿐 아니라 금융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TF에서 논의한 스몰라이센스의 장·단점과 경쟁에 미치는 효과, 실효성 등을 바탕으로 스몰라이선스 도입 여부와 도입방법 등에 대해 국민과 금융권 등 각계의 목소리를 듣고 공감대를 형성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도 “지금 (도입 여부를)판단할 시기도 아닐 뿐 더러, 끝까지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금융위 내부 한은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 업무범위를 세분화하는 ‘스몰라이선스’와 ‘소규모 특화은행’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VB처럼 벤처기업대출이나 중소기업 대출, 소상공인 대출 전문은행이나 주택담보대출, 지급결제 특화은행, 중·저신용자 전문은행 등을 만들어 은행권 내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구원은 스몰라이선스의 국내 도입과 관련해 “지급결제전문은행의 경우에는 소비자 편익은 크지 않지만 수익성 확보 곤란에 따른 건전성 문제, 수신경쟁 강화에 따른 리스크 증대 등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또 “중소기업대출 전문은행은 은행 자산의 경기순응성이 높아져 경기침체시 은행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중소기업 신용평가에 대한 어려움 등으로 수익 창출 및 건전성 유지가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스몰라이선스의 도입 여부에 대해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와 경쟁촉진 뿐 아니라 금융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TF에서 논의한 스몰라이센스의 장·단점과 경쟁에 미치는 효과, 실효성 등을 바탕으로 스몰라이선스 도입 여부와 도입방법 등에 대해 국민과 금융권 등 각계의 목소리를 듣고 공감대를 형성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영수 금융위 은행과장도 “지금 (도입 여부를)판단할 시기도 아닐 뿐 더러, 끝까지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며 “금융위 내부 한은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한은 “비은행권 지급결제 허용시 안전성 큰 폭 저하될 것”
금융당국은 또 은행권 경쟁 촉진의 방안 중 하나로 빅테크·핀테크·카드사·보험사·증권사 등 비은행권에 지급결제 업무를 허용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반대 입장을 표명, 사실상 제도 도입이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니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보다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했다.
한국은행은 “전 세계에서 엄격한 결제리스크 관리가 담보되지 않은 채 비은행권에 소액결제시스템 참가를 전면 허용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며 “비은행권의 소액결제시스템 참가 확대 시 고객이 체감하는 지급서비스 편의 증진 효과는 미미한 반면, 지급결제시스템 안전성은 은행의 대행결제 금액 급증, ‘디지털런’ 발생 위험 증대 등에 따라 큰 폭 저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 “비은행권의 소액결제시스템 참가 허용은 수신 및 지급결제에 특화된 사실상 ‘내로우뱅킹’을 도입하는 것으로 앞으로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며 “비은행권은 동일업무를 수행함에도 은행과 달리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 은행법에 따른 건전성 규제는 물론, 금융소비자보호법과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어 규제차익 발생도 우려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비은행권에 대한 소액결제시스템 참가 허용은 최소한 주요국과 같은 결제리스크 관리제도의 근본적 개편을 전제로 금융안정 및 금융소비자 보호 등의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돼야 하는 사안”이라며 “특히 SVB 사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과 관련해 결제리스크 관리를 한층 강화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 과장은 “지급결제 업무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한은의 협조 없이는 추진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어떤 방향이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도 비은행권의 지급결제업무 허용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비은행권의 지급결제 업무가 허용되면 증권·보험 등의 지급계좌와 경쟁해 예금시장에서의 경쟁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 반면, 과도한 자금조달 경쟁이 발생해 비은행권으로 급격한 머니무브가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은행의 예금 조달이 어려워질 경우, 은행이 높은 예금금리 제공을 위해 자산운용 과정에서 더 높은 리스크를 부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동일기능-동일리스크-동일규제 관점에서 지급결제시스템에 참여한 기관에 대해서는 유사한 건전성·유동성 규제가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기업 계열 내 증권사가 법인지급결제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사실상 은행업을 영위하는 것이므로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를 금지하고 있는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 부위원장은 “비은행권의 지급결제 문제는 효율성과 안정성간 상충관계를 충분히 감안할 필요가 있는데, 소비자의 편익과 지급결제리스크 등을 단순히 비교형량해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동일기능-동일리스크-동일 규제의 관점에서 지급결제리스크 관리 등 필수적인 금융안정 수준을 전제로, 충분한 소비자 편익 증진 효과 등을 살펴보면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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