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확산된 은행 위기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주식시장에서 개인 순매수는 최근 급격히 둔화되면서 2020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2월에는 공격적인 매수에 나섰다. 반다리서치에 따르면 2월 개인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는 집계가 시작된 2014년 이후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3월 들어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까지 10거래일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미국 주식 규모는 89억달러(약 11조7000억원)로, 이는 2월16일까지 10거래일 동안 매수한 170억달러(약 22조3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WSJ는 지난달 SVB 파산 이후 나타난 은행 위기가 투자 심리를 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개인 투자자 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주식시장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투자자 비율이 작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달 은행 위기에도 불구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3월 기준 3.5%, 올해 들어 7% 상승했다.
당국의 발빠른 개입으로 사태가 빠르게 진정됐지만 얼어붙은 개인 투자자의 매수 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은행 위가를 불러오면서 미국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으며, 이로 인해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났다고 WSJ는 진단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발을 빼면서 기관들도 주식 시장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뱅크오브아메라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주식 시장에서 68억달러(약 8조9000억원)를 순매도했다.
고이율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단기 국채 등 저위험 상품들의 수익률이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자금을 이동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2paper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