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코인 닥사 거래지원 종료 결정
주가 급락…경영 실적에도 빨간불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통합 결제 비즈니스 전문 기업 다날이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인 ‘페이코인(PCI)’의 상장폐지(거래지원 종료) 리스크에 휘청이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해온 페이코인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면서 실적과 주가 모두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신사업인 가상자산 부문 리스크가 사업 모태인 결제 부문까지 위기에 몰아넣는 모습이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날 페이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다음 달 14일부터 거래가 종료된다. 업비트·빗썸·코인원은 지난달 31일 공지사항을 통해 “페이코인은 디지털 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 회원사에 의해 거래지원이 종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사는 현재 페이코인 거래를 지원 중이다.
페이코인은 다날 자회사 페이프로토콜이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다날핀테크가 운영을 맡고 있다. 사용자 320만명과 가맹점 15만명을 확보했으며, 위메이드의 위믹스(WEMIX)와 함께 주요 김치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날은 지난 2019년부터 페이코인을 주축으로 한 온·오프라인 결제서비스 서비스 상용화에 대대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하지만 이번 닥사의 상장폐지 결정으로 다날의 가상자산 사업은 좌초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주가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전날 코스닥 시장에서 다날은 15%에 달하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문제는 주가 뿐만 아니라 실적에도 충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 점유율의 99%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닥사 소속 거래소에서 퇴출되면서 사실상 페이코인을 통해 벌어들일 수 있는 이익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 다날핀테크가 페이코인 거래를 통해 번 돈은 다날의 영업외수익에 반영된다. 결제액 정산을 위해 페이코인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얻은 시세차익이 무형자산 회계처리로 분류돼 영업외수익으로 잡히고, 재무제표에서는 무형자산 처분이익으로 분류돼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는 구조다.
다날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반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도 페이코인 영향으로 읽혀진다. 앞서 다날은 페이코인 결제 활성화 등에 힘입어 지난 2021년 1000억원대의 영업외수익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외수익은 190억원에 그치며 이익이 급감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이에 따른 순이익 역시 2021년 663억원 흑자에서 지난해에는 338억원 적자로 내려앉았다.
이는 다날이 보유 중인 무형자산 가운데 디지털화폐(페이코인)를 주축으로 하는 무형자산 처분이익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다날의 무형자산 처분이익은 62억원으로, 2021년 377억원에 비해 6분의 1 수준이 됐다.
반면 무형자산 손상차손은 대폭 늘었다. 지난해 가상자산 시장이 한파를 맞으면서 페이코인 가치가 대폭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다날의 무형자산 손상차손은 183억원으로, 2021년 37억원에 비해 약 5배 가량 급등했다. 이는 곧 페이코인 거래로 얻은 이익은 줄었고, 동시에 페이코인 가격 하락으로 인해 손실은 늘었다는 의미다. 무형자산 손상차손은 비용으로 처리돼 이익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회사 측은 페이코인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페이코인 관계자는 “국내외 서비스 모두 추진할 예정으로 다만 국내 서비스의 경우 페이코인을 제외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메이저 가상자산을 활용한 실생활 결제, 송금, 지갑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해외의 경우 페이코인을 기반으로 한 기존 국내 서비스와 동일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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