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 사업인 ‘스타링크’를 상대하기 위해 중국이 1만 3000개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릴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우주패권을 놓고 미국과 경쟁 중인 중국이 ‘중국판 스타링크’ 구축 사업인 ‘궈왕(국가 네트워크)’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일찍이 2021년 6월 궈왕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구체적인 프로젝트 추진 방식과 일정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스타링크가 저궤도를 장악하기 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베이징=AP/뉴시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위성통신 사업인 ‘스타링크’를 상대하기 위해 중국이 1만 3000개의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쏘아 올릴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021년 6월17일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서 한 여성이 위성 발표 장면이 방송되는 대형 스크린 앞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2023.04.07 |
아울러 중국 정부는 기존 5세대 통신(5G),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에 이어 이번에 저궤도 위성인터넷망을 추가함으로써 국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궈왕’ 위성통신망을 구성할 위성 수는 1만2992개로, 스타링크의 1만2000개와 거의 비슷하다. 다만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라는 민간기업이 주체이지만, 중국은 사실상 정부가 사업을 주도한다.
문제는 중국이 자국 위성에 인공지능(AI) 무기까지 탑재해 영공을 침범한 스타링크 위성들을 공격할 계획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스타링크의 군사적 성격이 분명해졌다면서 궈왕 구축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통신망이 파괴된 상황에서도 스타링크로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에 인터넷망을 제공한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또 “스타링크의 역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공적으로 입증됐다”며 “(스타링크가) 중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기 때문에 궈왕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익명의 중국 관계자는 WP에 “현재 초점은 중국 자체 위성 통신망 개발을 가속화하고, ‘스타링크형’ 외국 위성에 대한 방어 조치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저궤도 위성 발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중국 위성 산업을 추적하는 조사업체 ‘오비털 게이트웨이 컨설팅’의 설립자 블레인 커시오는 “올해 중국이 수십기의 저궤도 통신 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내년에는 수백 개를 발사할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또 “5년 안에 중국이 약 2000개의 저궤도 통신 위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면 아마 기준선 정도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중국의 발사 능력 부진은 중요한 걸림돌로 평가된다.
중국 국영 항공우주과학기술공사의 자회사인 시안항공우주동력연구소는 지난해 9월 자체 개발한 재사용 가능한 액체 연료 로켓 엔진 시험 비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엔진 성능은 스페이스X 엔진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문가들은 2025년께 자국이 스페이스X 로켓과 유사하게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최초의 재사용 가능한 발사체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독자적으로 건설 중인 우주정거장 모듈이 스타링크 위성과 충돌을 피하고자 두 차례 회피기동을 한 사실이 언급하면서 스타링크를 견제해왔다.
2021년 12월 중국은 유엔우주업무사무국(UNOOSA)에 제출한 문서에서 중국 우주정거장 핵심 모듈이 2021년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접근한 스타링크 위성을 피하고자 회피기동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중국 관영 언론들은 ”스타링크의 위험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면서 스타링크 계획을 맹비난했다.
한편 스페이스X는 2019년 5월 첫 60기의 위성을 발사한 이후 현재 약 3000개의 위성을 운영하고 있다.
2027년까지 1만2000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세계 전역에 초고속 위성인터넷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며, 이후에도 위성 3만개를 추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는 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스페이스X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우크라이나 접경 및 러시아와의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약 2만대의 스페이스X 인터넷 단말기를 지급했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인터넷과 전력 등 기간망이 파괴된 우크라이나에서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에 인터넷망을 제공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phis73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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