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 금리 3.50% 동결 가능성 높아
#”SVB 파산 이후 연준 발 지축 우려 부분 완화”
[서울=뉴스핌] 유명환 기자 = 이번 주는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CPI)와 통화정책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 등 향후 금리인상에 대한 세부적인 힌트가 공개될 예정이다. 여기에 한국은행도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어 증권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일(현지 시간) 미국 통화정책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등을 비롯한 시장에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 5월 한 차례 더 베이비스텝(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4.75~5.00%인 미 최종금리가 5.25%(상단)에 달해 2006년 6월~2007년 8월(5.25%) 이후 약 1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연준 내 일부 매파 인물들은 미 최종금리를 5.75%를 넘어 6.00%까지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억제를 최우선 목표로 두는 연준의 역할을 감안하면 앞으로 최대 3~4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 3월 CPI와 3월 실질 평균시간당 임금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문제는 최근 산유국의 원유 감산 조치가 발표되면서 미국 금리인상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는 “기준금리가 5% 이상으로 오르고 실질 금리가 한동안 양(플러스)의 영역에 머물러 연준의 통화정책이 좀 더 (경기) 제약적 영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설에서 “기준금리가 앞으로 얼마나 더 상승하고 얼마나 오랫동안 제약적으로 유지돼야 하는지는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얼마나 떨어질지에 달렸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과 인플레 기대치는 “수요가 얼마나 둔화하고 공급문제가 얼마나 해결되며 물가압박이 얼마나 완화할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메스터 총재는 연설 이후 발언에서 당국이 은행문제로 인한 위험을 관리하는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금리인상이 “매우 편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미국 연준 총재의 금리 인상 발언에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은이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50%에서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윤지호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한은 기준금리가 이미 충분히 긴축적 영역에 있다”고 진단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2%로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가 4.8% 상승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높은 것은 2021년 1월 이후 2년여만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4월 금통위에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2월 연준의 긴축 우려로 한은도 추가 인상 기대감이 형성되기도 했다. 하지만 SVB 파산 이후 연준 발 긴축 우려는 상당 부분 완화됐으며, 금통위원들이 추가 금리인상의 요인으로 지목했던 원-달러 환율도 1300원 내외에서 등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하며,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은행의 시스템 위기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금리인하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물가가 2%로 수렴해가는 시기와 속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경계감이 높아졌지만 글로벌 금융 불안과 경기 하강 우려 등에 따라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미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 또한 5.1%로 추가 인상 1회 정도만을 시사하고 있는 점도 국내 금리 인상 부담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ymh753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