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시스 이소현 기자] ‘강남 납치·살해’ 사건으로 경찰에 검거된 피의자들이 전원 검찰에 넘겨지면서 보름간 경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당초 피의자 7명에게 적용했던 혐의를 변경, 추가해 전원 송치했는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수사를 이어갈 전망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3일 오전 8시께 강도살인, 살인예비 혐의를 받는 혐의를 받는 유상원(51), 황은희(49)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범행에 사용된 주사기와 마취제 제공 의혹을 받는 이경우(35)의 아내는 불구속 송치했다.
이 사건 배후로 의심 받으며 구속된 유상원, 황은희는 강도살인교사 혐의로 입건됐으나 수사 과정에서 공동정범으로 판단돼 강도살인 혐의로 죄명이 변경됐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가담 경위 및 역할 등을 고려했다”며 “이경우 아내는 범행에 이용된 마취제 제공 경위 등 가담 정도를 고려해 강도살인 방조,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일 이경우, 황대한(36), 연지호(30)와 범행에 가담했다가 중도 이탈한 것으로 조사된 공범 이모씨를 구속 송치했다.
이후 경찰은 피의자들이 범행 모의 단계에서 피해자의 남편에 대해서도 살해를 음모·예비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이어왔다. 그 결과 유상원,황은희,이경우,황대한,연지호 등 5명에게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2주 간의 경찰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됐으나 피해자 휴대전화 행방, 가상화폐(가상자산) 인출 여부 등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공범이 여러 명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게 되면 증거인멸 우려가 상당하다는 입장인데, 검찰 수사를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께 강남구 역삼동의 아파트로 귀가하던 A씨를 차량에 강제로 태운 황대한과 연지호는 피해자의 휴대전화 4대와 현금 50만원이 든 가방을 빼앗았다.
이들은 경기도 용인으로 이동해 이경우에게 휴대전화와 가방을 전달했다. 이경우는 지난달 30일 오전 1시께 용인에 있는 호텔에서 유상원을 만난 것으로 조사됐다.
유상원은 황대한이 캐낸 A씨의 코인(가상화폐) 계좌 비밀번호로 계좌를 확인했지만 인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경찰은 코인 탈취 시도가 있었다는 진술까지 확보했으나 실제 코인을 이체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피해자 휴대전화와 관련해선 이경우 아내가 파손했다는 진술이 가장 최근에 나온 가운데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경찰은 범행 직후인 지난달 31일 이경우가 피해자 휴대전화 등 소지품을 쇼핑백에 담아 아내에게 줬고, 이경우가 체포되자 아내는 황은희에게 쇼핑백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이경우의 아내로부터 황은희가 자신에게 전화해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없애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경우, 황대한, 연지호는 금품 목적으로 A씨를 살해해 대전 대청댐 인근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유상원과 황은희는 이경우의 범행 제안을 받아들여 납치와 살해를 모의한 혐의로 이날 구속 송치됐다. 이들은 사실혼 관계로 이번 사건의 배후로 의심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착수금 2000만원이 포함된 7000만원을 이경우에게 건넨 것으로 판단했다.
유상원과 황은희는 피해자와 이경우가 투자했던 가상화폐(가상자산)에 함께 투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부부는 피해자 개인에게 1억원 상당의 P코인을 구매했으며, 블록딜 방식으로 P코인에 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n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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