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경계감에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2원 가량 급등하며 1310원대로 올라섰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98.9원) 보다 12.2원 오른 1311.1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보다 6.1원 오른 1305.0원에 개장했다. 장 시작 후 1300원 중반대에서 횡보하다가 상승폭을 확대 하더니 1314.5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환율은 3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긴축 경계감에 달러 가치는 다시 101선으로 올라섰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3시35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보다 0.08% 상승한 101.32선에서 등락중이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발표된 기대인플레이션이 예상 밖 급등세를 보이면서 미 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시건대에 따르면 4월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4.6%를 기록했다. 전월(3.6%) 대비 큰 폭 상승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다.
미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전월대비 1% 감소한 6917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0.5%) 보다 더 큰 폭 감소한 것으로 경기침체 우려를 키웠다.
미국의 3월 산업생산도 전월대비 0.4%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고, 설비 가동률도 79.8%로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연준 인사들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 놓으며 추가 긴축을 시사한 점도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4일 연설을 통해 “재정 여건이 크게 긴축되지 않았고, 고용시장은 여전히 강하고 타이트한 상태 이며, 인플레이션도 목표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며 “향후 더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물가지표는 연준이 한 번 더 금리 인상에 나설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면 물가가 2%로 내려간다는 확신을 갖고 긴축 사이클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대 인플레 상승과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에 미 연준이 다음달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 현재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4.75~5.0%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반영된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미 동부시간으로 16일 오전 10시 18분 기준으로 연준이 5월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16.2%로,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83.8%로 반영하고 있다. 한 달 전에는 0.25%포인트 인상 전망이 53.7% 였다.
뉴욕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2%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장 보다 각각 0.21%, 0.35% 하락했다.
국채 금리는 상승 마감했다. 같은 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0.43% 상승한 3.53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72% 상승한 4.128%에 마감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은행의 견고한 실적 발표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1300원을 복귀했다”며 “그간 달러 약세였던 금융안정 우려가 JP 모건 등의 견고한 실적 발표에 되돌려지자 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고, 1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들이 더해지자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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