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 엔진을 구글(GOOG)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실리콘밸리가 술렁였다. 구글과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14년째의 동맹관계를 가져오고 있어 이같은 뉴스는 더 충격을 줬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움직임에 대해 빙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의 영향을 고려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검색 엔진 교체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설정된 검색 엔진을 구글에서 빙으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또 구글은 삼성전자의 검색엔진 변경 검토 소식을 지난 3월에 파악했으며 구글 직원들은 삼성의 움직임에 대한 패닉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전자는 NYT 보도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NYT는 기사에서도 삼성이 검색 엔진 변경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구글을 유지할 수도 있다면서 교체 하지 않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NYT 보도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2010년 갤럭시A를 출시하며 처음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채택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때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에 구글이 기본 검색 엔진으로 탑재돼 지금까지 유지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이미 오랫동안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채택하면서 최적화를 해온데다 회사 간의 관계도 있는 만큼 갑작스럽게 기본 검색 엔진을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만약 삼성이 검색 엔진을 빙으로 바꾸게 되면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채택해온 삼성과의 거래가 더 이상 어려울 수 있다”며 “삼성이 검토를 할 수는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고 예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삼성이 챗GPT의 열풍으로 인해 검색 엔진 교체를 두고 현실적인 부분을 두고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구글의 검색 시장이 GPT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는 또 다른 통계도 나왔다. 오픈 AI의 챗GPT(2022년 11월)와 MS의 빙에서 AI 채팅 기능 출시(2023년 2월) 이후 검색 시장 점유율 하락 조짐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스타트카운터에 따르면 구글의 시장 점유율은 4월까지 영향을 받지 않았다. 또 구글이 삼성 기기의 기본 검색 엔진이 되기 전에도 구글의 시장 점유율은 약 90%였으며 지금까지 여전히 90%에서 95%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AI 기술 개발 중단과 규제 움직임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무리수를 두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현재 구글이 ‘마기(Magi)’ 프로젝트에 직원 160여 명을 투입해 기존 검색엔진에 AI 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검색 엔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삼성 역시 시간을 두고 지켜볼 것이라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삼성의 검색 엔진 교체설 자체만으로도 구글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며 “향후 AI시장 규제와 관련해서도 충분히 검토해봐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모닝스타도 검색 시장에서 AI 기반 챗봇 기술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선점 우위를 점할 수 있지만 구글은 경쟁력 있는 AI 기술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에 주목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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