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동녘 기자] 코인원 직원들이 뒷돈을 받고 코인을 상장시켜준 사건이 일파만파다. 코인원 상장팀장이 브로커를 통해 리베이트를 받는 차원을 넘어, 직접 마켓 메이킹(Market Making 코인 가격 조작) 업체를 소개해줬다는 증언이 나왔다.
코인원 직원이 불법 가능성이 있는 거래를 주선한 것으로 의심된다. 단순이 뒷돈을 받는데 그치지 않고 ‘MM을 위한 영업 활동’을 한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24일 코인원과 상장 절차를 진행한 센터코인 안기범(가명) 대표는 “2020년 5월 당시 코인원 김동현 상장팀장이 마켓 메이킹 업체를 소개해줘 만났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김 팀장과 주고 받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코인원 김동현 상장팀(장)’이라는 인물이 텔레그램 방을 개설했다. 김 팀장은 ‘MRC ‘고명재 대표’를 안 대표에게 소개했다.
김 팀장은 그러면서 “센터코인과 1차 미팅을 진행했고,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및 프로젝트 외에 제 3의 외부 인물에게 상장 검토 사실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놀라운 것은 김 팀장이 세 가지 요청 사항을 열거한 부분이다.
이중 두 번째 사안에서는 ‘코인원 인증 마켓 메이킹 업체(코인원 Verified Market Maker) 소개’라고 명시돼 있다. 다시 말해 코인원이 센터코인 측에 MRC라는 MM 업체로 의심되는 회사를 직접 소개해준 것.
이후 대화를 보면 센터코인과 MRC가 별도의 미팅 약속을 잡았다. 센터코인 안 대표는 “코인원 김 팀장의 소개로 MRC 고 대표를 만났고, MM에 대한 구체적인 조건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MRC가 MM 수익의 70%를 요구해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고, 코인원 상장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대화에 등장하는 김동현, 고명재 등은 검찰의 코인원 리베이트 수사 피의자들로 현재 구속 수감 중이다. 블록미디어는 두 사람에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향후에 두 사람 또는 변호인 등이 해당 사안에 대해 해명을 해올 경우 사실 확인을 거쳐 보도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블록미디어는 코인원 측에도 김 팀장이 외부 업체에 상장 검토 정보를 유출하고, MM 업체를 소개해준 정황을 내부 직무 감사에서 적발했는지 질의했다. 검찰 수사 발표 이후 비위 직원들이 수행한 코인 업무에 대해 감사를 했는지도 질의했다. 기사 작성 시점까지 코인원 측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
검찰 수사 발표에 따르면 코인원 상장 담당자 두 명은 관련 업무를 하며 상장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고, 외부 평가사 등으로부터도 리베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센터코인의 사례에서는 상장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코인원 직원이 수동적으로 뒷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MM 영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MM 계약이 체결되지 않음으로써 상장이 불발됐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MM 세력들이 코인원에 상장된 코인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 올렸다가 되파는 방식으로 거액의 차익을 챙겼고, 이것이 리베이트 형식으로 코인원 직원들에게 흘러 들어갔다는 것이 검찰의 발표다.
만약 코인원 직원들이 단순히 뒷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불법 코인 가격 조작에 적극 가담한 것이 사실이라면, 코인원의 관리 책임 범위가 훨씬 광범위해질 수 있다. 코인 가격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이 코인원을 상대로 집단소송 등 법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인원 담당자가 상장 검토를 위해 제시한 세 가지는 ‘토큰 이코노미 실사(DD), 코인원 Verified Market Maker 소개, 상장 전략 관련 마케팅 전략 미팅’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브로커 경유 상장 과정을 넘어, 코인원 김동현의 적극적인 관련 영업 행위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정황들이다.
마켓 메이킹은 인위적인 거래 활성화와 가격 상승을 수반한다. 코인원 상장 코인에 코인원 Verified Market Maker가 인위적인 거래, 가격 펌핑을 유도했다면, 투자자들은 해당 가격을 시장 가격이라고 판단하고, 추격 매매를 하게 된다. 이는 명백한 사기 행위로 볼 수 있다. 코인원이 이 같은 사기 행위를 방치했다는 책임을 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마켓 메이킹은 본래 유동성 공급을 지칭하는 것이나, 암호화폐 시장에서 MM은 통상 가격 조작의 의미로 변질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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