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최근 삼성전자가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일부 부문 유료화 전환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점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비용이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사업 정상화 일환인만큼 통상적인 절차라는 의견도 맞선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일부 카드사를 대상으로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의 유료화 전환 방침을 전달했다. 당시 삼성전자 측이 전달한 수수료는 건당 0.15%로, 현재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에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준과 같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결제 건수와 반비례하게 수수료를 부과해 차등 적용하겠다”는 내용을 덧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업계는 “올 것이 왔다”면서도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지속적인 카드 수수료율 인하나 조달금리 상승 등으로 현재 국내 카드업의 전체적인 수익성이 하락한 시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전자가 유료화 전환 의사를 밝혀서다.
특히 간편결제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체는 카드사가 아닌 휴대폰제조사나 전자금융업자다. 때문에 이들 업체를 중심으로 간편결제 수수료 인상이 연쇄적으로 이어진다면 부담 역시 불어난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의 ‘2022년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을 보면 지난해 이용금액을 기준으로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 내 카드사들의 점유율은 26.8%로 지난 2019년(33.9%) 대비 7.1% 포인트 감소했다.
이에 삼성페이 수수료 부과로 인한 비용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 초기에 적자 출혈을 감수한 뒤 독점이 이뤄지자 가격을 올리는 전형적인 플랫폼 기업의 초기 성장 방식”이라며 “결국 카드사 입장에선 무이자 혜택이나 할인 한도를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페이의 유료화가 “당연한 수순”이라는 입장도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오프라인 간편결제 부문에서 제휴사들을 상대로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았던만큼 유료화 요구가 사업 정상화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업황이 어려운 시기에 유료화 전환 의사를 밝힌만큼 당혹스러운 면도 있지만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었다”며 “반도체 시장이 부진한만큼 다른 부분에서 상쇄하려는 시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은 지난 10년간 금융 부문에서 서비스 폭을 넓혀온 반면 삼성전자는 이에 비해 금융이나 서비스 부문에선 ‘후발주자’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여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20%를 금융 부문이 포함된 서비스 영역에서 올렸다. 특히 간편결제 부문의 경우 애플페이의 수수료에서만 지난 한 해만 약 1조3000억원의 수수료를 거둬들였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애플을 상대로 소를 제기한 아이오와 신용협동조합 측은 소송 당시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은행 등 4000개 이상의 제휴사가 매년 최소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애플은 자사 제품 재구매율이 85%를 넘는 등 충성도 있는 고객층과 금융 서비스를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그에 비해 제조업 위주의 사업으로 인해 금융시장 진출이 한 발 늦었다”라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금융과 서비스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aeby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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