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 1년 가까이 인플레이션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조치 등이 발표되기 전마다 잔뜩 긴장하던 미국 증시가 최근 매크로 이슈에 무감각해진 모습이다.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새롭게 출시한 하루짜리 변동성지수 ‘VIX1D’가 최근 달라진 투자자 심리를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미국의 물가 지표가 발표되거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월가 공포심리가 고조되곤 했지만 최근에는 관련 거시경제 변수에도 VIX1D 움직임이 둔화되는 등 투자자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고 있다는 것.
CBOE는 향후 30일간 트레이더들이 예상하는 주가 변동을 보여주는 VIX 지수가 효용성이 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옴에 따라 지난 24일부터 트레이더들의 전망 기간을 하루로 단축해 보여주는 VIX1D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VIX1D 지수는 작년 말 이후 꾸준히 아래로 내려오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은 최근 매크로 이벤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줄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작년과는 달라진 분위기로, 지난해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CPI)나 연준의 정책 결정에 앞서 공포 지수는 급등하곤 했다.
일례로 미국의 CPI 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던 작년 12월 12일 VIX1D 지수는 47까지 치솟았으나, 이달 CPI 발표에 앞서 11일 지수는 19 부근에 머무는 데 그쳤다.
물론 인플레이션이 9개월 연속 둔화 흐름을 보이는 등 거시 경제 여건 자체가 개선된 점이 투자 공포감을 누그러뜨린 것도 사실이다.
파이퍼샌들러의 옵션 대표 대니 커스치는 “연준의 행보에 대해 불확실성이 줄어든 모습이며, 금리 인상 종료에 훨씬 가까워졌다”면서 “지난 몇 차례의 FOMC와 CPI 발표에서 옵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졌고, 그만큼 시장 할인폭이 지나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통신은 실적 발표가 진행 중인 점도 있겠지만 종목들 간 동반 움직임이 훨씬 줄었다면서, S&P500지수의 실현 상관관계가 이달 들어 2021년 말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점을 지목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은행권 위기가 고조된 뒤로 연준의 금리 동결 기대감이 고조된 점도 매크로 변수에 대한 증시 내성이 커진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매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스 창립자 딘 커너트는 매크로 변수가 여전히 작용 중이라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정부의 부채 한도로도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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