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강세 물가 등 연준 내부 의견 엇갈려
경기 지표 고려 올 마지막 금리 인상 여부 주목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가오는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 유력해 보인다.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둔화됨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물가 안정을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와 은행 위기 등을 이유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회의 결과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0.25%p 인상 유력…마지막 인상 여부 주목
연준은 오는 5월 2~3일 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 시간 28일 기준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확률은 88.6%에 달했다.
시장에서 0.25%포인트 인상을 유력하게 점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상회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5.0% 올라 전달(6.0%)보다 크게 낮아졌다. 미 CPI는 지난해 6월 9.1%로 고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둔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가격 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5.6% 올라 2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릭 룬드 컨퍼런스보드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고무적이지만 연준을 멈추게 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도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며 연준이 2~3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 14일 폭스비즈니스 인터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상승률이 4% 수준 아래로 떨어질 수 있을 지 의문을 제기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더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도 미국과 많은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어 중앙은행이 금리를 계속 올릴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잎서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최근 OPEC 플러스(+)의 갑작스러운 감산 결정으로 유가가 급격하게 상승하며 인플레이션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지표상에서 인플레이션 둔화가 확인된 만큼 연준이 5월 회의를 기점으로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경기 침체·은행 위기에 금리 동결 가능성도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둘러싼 연준 인사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시카고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은행권 위기 여파를 평가할 수 있도록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노동시장이 강세이고 인플레이션이 높다며 금리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이유는 시장에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도 미국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란 사실을 인정했다. 3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연준 인사들이 올해 하반기 미 경제가 ‘완만한 경기 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나는 데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전날 발표한 올 1분기 미국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직전 분기 대비 연율 환산으로 1.1% 늘어나 시장 예상 2.0%를 밑돌았다.
무엇보다 연준이 금리를 급하게 인상한 여파가 서서히 경제 침체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하반기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었다.
재점화되고 있는 은행 위기도 연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최근 주가 폭락으로 위기설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파산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지난 3월 초 주당 115달러에 거래된 이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위기설이 돌면서 90% 이상 폭락했다.
주가 급락은 1분기 실적 보고서 영향으로 보인다. 앞서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예금이 전분기 대비 40.8% 급감한 104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추정치인 1450억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또한 대형은행 11곳이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위기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원한 300억달러가 포함된 금액이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보유한 유동성으로 버티거나 자산 매각,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2paper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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