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키움 검사 시작…사실상 김 회장 조사
검찰총장까지 엄중 처벌 천명
동학개미들, 키움증권 ‘보이콧` 움직임까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發) 주가 폭락 사태 이후 키움증권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오너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주식 매도에 대한 다양한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결국 금융당국의 조사로 확대됐다.
이에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 인가가 힘들어졌으며 차액결제거래(CFD) 투자자들의 손실로 대규모 미수채권 손실 발생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보이콧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폭락 사태 진상 규명을 위해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를 시작했다. 키움증권을 시작으로 나머지 주요 증권사에 대한 검사도 조만간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지난 2일 국회 정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번 주가 폭락 사태에 대한 현안을 보고하며 검사 방침을 알린 바 있다.
◆금융당국, 사실상 김익래 회장 조사 시작
금융당국의 조사는 키움증권의 오너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을 중점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김 회장은 주가 폭락 2거래일 전인 지난 20일 시간외매매(블록딜)을 통해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 지분 3.65%를 매도했다. 주당 처분가는 4만3245원이며, 이를 단순 계산하면 김 회장의 지분 3.65% 매각 대금은 605억4300만원이다.
다우키움그룹은 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또 키움증권은 이번 매물이 출회한 SG증권과 CFD 계약을 체결한 국내 증권사 중 한 곳이다. 이후 주가조작 핵심인물인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가 김 회장으로 인해 주가 폭락이 나타났다고 주장하면서 SG증권에서 매물이 쏟아지는 것을 사전에 인지했냐는 의혹이 확산된 바 있다.
이에 금감원은 이번 조사에서 키움증권이 CFD 반대매매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알았을 가능성을 중점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또 CFD와 관련해 개인 전문투자자 여건과 규정을 충실히 지켰는가와 고객 주문 정보의 이용, 내부 임직원의 연루 여부 등을 들여다본다.
◆소송전으로 비화…검찰총장, 철저히 색출 지시
출고일자 2023. 0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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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확산되자 검찰총창이 나섰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주가조작 가담세력과 부당이득 수혜자를 철저히 색출해 엄정하게 처벌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자본시장 질서를 왜곡해 다수의 투자자에게 대규모 피해를 입힌 불공정거래 범죄에 대해 금융당국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라”며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하라”고 전달했다.
이번 사건 피해자들 10여명은 최근 서울남부지검에 주가조작 세력을 수사해달라며 고소장을 접수했다. 현재 서울남부지검·금융위원회 합동수사팀은 라덕연 대표를 비롯해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다수 인물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라 대표는 이번 사태의 책임이 김익래 회장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김 회장이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 공매도를 때렸고, 이후 SG증권에서 CFD 반대매매가 터지면서 주가가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변호사를 선임해 소장 접수를 준비 중이며 김익래 회장과 더불어 김영민 서울가스 회장에게 소송을 청구할 것을 시사했다.
라 대표는 “김 회장이 왜 주가조작을 했는지부터 파헤쳐야 한다”며 “첫번째 블록딜에서 600억원(605억원)이 실제 입금이 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키움증권은 지난 2일 라덕연 대표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키움증권 측은 “해당 주식 가격을 하락시키기 위해 키움증권이 인위적으로 반대매매를 실행했다는 취지의 라덕연 발언은 실시간으로 자동 실행되는 CFD 반대매매의 구조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며,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교묘하게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키움증권이 주가조작을 하거나 주가조작세력과 연계됐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신용을 심각하게 실추시켰다”고 전했다.
◆CFD 미수금 발생 우려 확산
출고일자 2020. 09.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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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에서 매물 출회로 8종목의 하한가가 발생하면서 CFD 관련 미수채권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체 피해규모는 수척억원대로 추정된다.
CFD는 실제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을 이용한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하고, 진입가격과 청산가격 차액을 당일 현금 정산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현행 제도상 최대 2.5배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다.
다만 CFD 거래 주문을 하려면 위탁증거금을 예탁해야 하고 일정 수준의 유지증거금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증권사는 종가 기준으로 보유포지션을 평가해 추가증거금을 납입하라고 요청할 수 있고, 이를 채우지 못했을 경우 반대매매를 집행해 계약을 강제 청산할 수 있다.
만약 CFD 투자자들이 손실 정산을 못해 최종적으로 미수 채권이 발생하면 거래를 중개한 증권사가 회수 부담을 진다. 현재 시장에서는 키움증권의 미수 채권 발생이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5개의 증권사에서 피해가 언급되고 있으나 대부분이 미미한 수준인 반면 키움의 손실이 크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CFD 거래하는 증권사 전반적으로 피해는 있을 것이나 손실 규모가 위탁점유율 순으로 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연내 초대형IB 인가 차질…”신청 시기 고려 중”
출고일자 2020.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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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이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하면서 초대형 IB인가 신청이 올해 안에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키움증권은 2분기 내에 초대형 IB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었다.
다만 최대주주에 대한 검찰조사, 금감원 검사 등이 진행되면 초대형IB 인가는 보류하는 것이 통상 절차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7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증권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으로 분류되면서 심사 보류 통보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도 2017년 발행어음업 인가를 신청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조사에 착수하면서 심사가 중단됐다.
인가 신청이 들어오면 금감원은 대주주, 특수관계인과 관련한 사실조회를 해서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는지 보게 된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블록딜하기 전 진행된 상황 등에 대해 검사 과정에서 한번 들여다 볼 필요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의 신청 역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당초 2분기에 신청할 계획이었다”면서 “(신청 시기를)내부적으로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불신 커진 개미들…계좌 이동하나
출고일자 2020. 0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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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키움그룹이 주가 폭락 사전 인지와 주가 조작설에 대해 아니라고 적극 해명하고 있으나 김 회장을 의심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최근 키움증권 종목토론방에서는 김익래 회장에 대한 불만의 글이 다수 게시되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김 회장이 14년만에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 후 폭등했고, 폭락 전에 매도했다. 가장 핵심 주도 세력이었다고 본다”며 “맞고소 고발전 역시 한 통속이 아닌 것처럼 꾸미려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이들의 분노가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은 “개미들 덕분에 돈을 벌었던 회사가 개미를 등쳐먹었다. 계좌를 옮기겠다.”, “키움 계좌에 있는 거 다 옮겼다.” 등의 게시글을 올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주식거래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키움증권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주식 시장점유율(누적)은 19.6%를 기록했고, 해외주식 시장점유율(누적)은 35.4%로 집계됐다.
이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5대 대형 증권사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이들의 국내주식 시장점유율은 8%에서 10% 수준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angseo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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