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산 규모 1000억달러(한화 약 134조1000억원) 이상의 대형 은행들에 더욱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마이클 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이 밝혔다.
16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한 바 부의장은 “자산 규모가 1000억 달러가 넘는 대형 지역 은행에 대해 장부상 미실현 손실을 회계 처리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규정 강화를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후 미국은 자산 500억달러 이상 은행에 대한 감독 기준을 대폭 강화했으나 2018년 트럼프 행정부는 이 기준을 2500억 달러로 크게 높였다. 이를 다시 1000억 달러로 낮춤으로써 은행권 감독 강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 이날 청문회에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와 통화감독청(OCC) 고위 간부들도 출석해 증언했는데, 이들은 이번 은행권 혼란의 조짐을 포착했으나 신속하게 조치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보다 대담하고 공격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은 “근본적인 문제는 어떤 문제가 확인되었을때 감독 기관이 (은행에) 규정 준수를 강요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당국의 적극적인 대처가 미흡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새로운 규제안을 마련하기보다는 기존의 도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를 촉구했다.
공화당 소속 블레인 루에트케마이어 의원은 “더 많은 자본보다는 더 나은 감독이 나을 것”이라며 자본 규정 강화보다는 감독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날의 청문회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JP모간체이스 인후 이후 관련 감독 기관들이 의회에 출석한 첫 번째 청문회다.
이날 규제 당국들 엄격한 규칙 초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의회 의원들로부터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퍼스트리퍼블릭에 이르기까지 지역 은행의 파산 과정에서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들의 파산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한편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할 예정인 그렉 베커 전 SVB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청문회 출석에 앞서 배포한 사전 질의응답에서 “온라인에서 소문과 오해가 빠르게 확산했다”면서 “어떤 은행도 당시 속도와 규모와 같이 뱅크런을 겪는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koinw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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